담배 한 개비에 든 주요 유해성분 및 함량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오늘 전체회의를 열어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논의한다. 현재는 담배 제조사가 자기 책임하에 한정된 성분만 담배 포장지에 공개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정한 검사기관에서 담배의 성분과 함량 검사를 받아 결과를 제출하면 보건복지부와 식약처가 광범위한 정보를 공개한다는 내용이다. 10년간 표류 중인 담배 유해성분 공개법이 본회의까지 가게 될지 주목된다.
담배에 들어 있는 유해 화학물질은 4000종이 넘고 발암 물질로 범위를 좁혀도 최소 70종이지만 담배회사들이 공개하는 성분은 8종에 불과하다. 이 중 함량까지 공개하는 건 니코틴과 타르 등 2종뿐이다. 미국과 유럽연합을 포함한 100여 개 국가가 세계보건기구(WHO)의 담배규제기본협약에 따라 전자담배를 포함해 모든 담배의 성분을 의무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점과 비교하면 정부의 담배 유해물질 관리가 너무나 허술한 셈이다. 담배 제조사들은 해외에서는 제품별로 유해성분의 종류와 함량을 자세히 공개하면서 한국어 홈페이지에서는 성분을 감추고 있다. 국내 흡연자들만 무슨 성분이 들어 있는 줄도 모르고 피우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담배 유해성분 공개법안의 논의 과정을 돌아보면 담배의 유해성을 알려 국민건강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지닌 정부와 국회의 심각한 직무유기를 탓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는 2005년 WHO 담배규제협약 가입을 비준하고도 2013년에야 관련 법을 늑장 발의했고 그것도 복지부와 기획재정부 가운데 누구 소관인지를 놓고 다투느라 법사위 문턱도 넘지 못했다. 정부 부처는 서로 규제 권한을 갖겠다고 싸우고 국회는 이를 핑계로 입법을 미루니 담배회사의 로비설까지 나온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