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공주백제라마톤 성황리 개최 출발 기온 22.7도 가을날씨 만끽 풀코스 준비 위한 신설 코스 인기… 이종현씨 풀코스 2번째 우승 차지 미취학 아동-초등생 1000여명… 가족과 함께 ‘5km 건강 달리기’
2023 공주백제마라톤 참가자들이 17일 충남 공주시민운동장에서 출발하고 있다. 공주백제마라톤은 본격적인 가을 마라톤 시즌의 출발을 알리는 대회다. 전날 비가 내리면서 더위가 한풀 꺾였던 이날은 참가자 8000여 명이 공주의 가을 바람을 만끽하면서 달렸다. 공주=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32.195km 남자부에서 우승한 박윤수 씨(27·2시간16분00초)는 “3월 서울마라톤에서 처음으로 풀코스를 뛰었다. 가을에는 ‘서브3’(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완주)에 성공하고 싶은 마음에 32.195km에 참가했다. 동호회에서도 LSD(Long Slow Distance·30km 이상을 천천히 달리기) 훈련을 하지만 대회 분위기가 좋아 기록이 더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2023 공주백제마라톤 풀코스 남자부 우승자 이종현 씨가 결승선을 통과 하며 환호하고 있다. 공주=송은석 silverstone@donga.com·이한결 기자
2023 공주백제마라톤 풀코스 여자부 우승자 김하나 씨가 결승선을 통과 하며 환호하고 있다. 공주=송은석 silverstone@donga.com·이한결 기자
이번 대회 건강달리기(5km) 부문에서는 1000명이 넘는 미취학 및 초등학생이 가족과 함께 달렸다. 초등학교 4학년 김채율 군(10), 2학년 김채윤 양(8) 남매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면서도 목에 건 기념 메달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어머니 강진형 씨(37)는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는 법을 배운 것 같다. 오늘도 간식을 받은 것보다 완주한 걸 더 좋아하더라”라고 했다.
시각장애인 지상진 씨(32)는 고교 동창 방현태 씨(32)와 서로를 끈으로 연결한 채 10km를 완주했다. 황반변성으로 2019년부터 시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지 씨는 “눈이 나빠진 뒤로는 바깥에서 뛰는 경험을 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친구 덕에 간만에 바깥 공기를 마시며 뛰어 좋았다”고 했다. 마라톤도, 가이드 러너도 처음이었던 방 씨는 “친구가 더 잘 뛰어서 내가 가이드를 하기보다는 오히려 친구가 내 페이스에 맞춰서 뛰어줬다”고 했다.
이날 최원철 공주시장, 윤구병 공주시의회 의장, 박종민 공주경찰서장, 천광암 동아일보 논설주간 등이 대회 현장에서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최 시장과 윤 의장은 5km 코스에 직접 참가하기도 했다. 임경호 공주대 총장도 10km 코스를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