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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BMS’와 3200억 규모 위탁생산 계약… “빅파마가 다시 찾는 삼바”

입력 | 2023-09-18 14:03:00

BMS 자회사와 7년 장기 CMO 계약 체결
삼바 첫 고객사 ‘美 BMS’와 10년 파트너십
‘우수한 품질·빠른 속도·규모’ 3박자 조화
“변화 이끈 존림 사장 리더십도 주효” 평가
연이은 빅파마 계약으로 역대 최대 수주 실적
글로벌 빅파마 톱20 중 14개 업체 고객사
4공장 지난 6월 가동… ‘오버캐파’ 우려 불식



지난 6월 전체 가동에 들어간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단일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 의약품 생산시설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헬스케어 업체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장기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었다. BMS는 삼성이 CMO 사업을 시작할 때 처음 고객사로 인연을 맺은 빅파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우수한 품질과 속도를 경험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다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찾는 모습이다.대형 빅파마와 연달아 대형 계약을 체결하면서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연간 기준 최대 수주실적 기록을 새롭게 갈아치웠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BMS(Bristol Myers Squibb)와 약 3200억 원(총 2억4200만 달러) 규모 면역항암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30년까지다. 계약 주체는 아일랜드 소재 BMS 자회사(SWORDS LABORATORIES UNLIMITED COMPANY)다.

BMS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암과 혈액, 면역, 심혈관 등 주요 질환 분야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차세대 바이오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등 신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작년 매출 실적을 기준으로 글로벌 7위 제약업체로 시가총액은 약 200조 원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약 7년간 4공장을 활용해 BMS 주력 제품인 면역항암제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BMS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CMO 사업 첫 고객사가 BMS다. 삼성바이오로직스 1공장이 가동되던 2013년 처음 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4월에는 제품 종류와 서비스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추가 계약을 맺었다. 현재까지 신규 및 증액 계약 등을 통해 10년 넘게 파트너십을 지속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세계 최대 생산능력과 빠른 생산 속도, 여러 고객사들로부터 인정받은 품질과 안정성 등이 이번 장기 계약에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존림 사장 체제 리더십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존림 사장은 그동안 시장 수요와 고객사 니즈에 신속하게 대응하면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위탁생산과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혁신적인 이중항체 플랫폼 ‘에스듀얼(S-DUAL)’을 론칭하기도 했다. 규모 측면에서도 비약적인 성과를 거뒀다. 24만 리터 초대형 생산시설인 4공장이 지난 6월부터 전체 가동을 시작했다. 양과 질 측면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글로벌 상위 빅파마 20곳 중 14곳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빅파마 중심 대규모 수주를 꾀하고 있으며 신공장 가동률도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라고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4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글로벌 빅파마들과 대량 장기계약이 끊이지 않으면서 한때 언급됐던 ‘오버캐파(Overcapacity)’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켰다”며 “현재 공사에 들어간 5공장 설비 가동률과 운영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자연스럽게 연간 실적에 대한 시장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화이자와 노바티스 등과 대형 수주에 이어 이번 BMS 계약 건까지 연간 누적 수주실적이 역대 최고 기록인 2조7000여억 원에 달한다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전했다. 특히 CMO 계약은 일반적으로 최소구매물량보전(MTOP)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계약 금액과 물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럽게 계약 규모가 커지기 쉬운 구조인 셈이다.

글로벌 시장 분위기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조기에 확보했다. 단일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4공장(24만 리터)이 2020년 착공에 들어가 올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엘 돌입했다. 여기에 18만 리터 규모 5공장도 지난 4얼에 착공에 들어갔다. 5공장은 오는 2025년 4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5공장 완공 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78만4000리터 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생산 규모 확대와 함께 전반적인 사업 프로세스 혁신도 추지했다. 이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인 기술이전 기간을 업계 평균 절반인 3개월 수준으로 단축하기도 했다. 촉박한 일정으로 긴급 물량 요청이 있을 경우에도 유연하고 신속한 대응으로 생산 일정을 준수하도록 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빅파마 고객사 만족도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품질 측면에서도 98% 이상 배치(Batch) 성공률을 거뒀다고 한다. 8월 말 기준 누적 규제기관 승인 건수는 231건으로 의약품 제조와 관리 등 전 과정에서 우수한 품질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