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 방어’ 공약을 두고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의 군사 위협이 날로 고조되고 있고, 야당 공화당 내 대부분 의원도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국이 도와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과 대조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 5월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 개입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의 약속”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7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대만을 방어하겠느냐’는 질문에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만을 방어하겠다고) 말하면 거저 주는 것이며 오직 바보들만 그렇게 한다”고 답했다. 이어 “협상 테이블 위에서 어떤 것도 내려놓지 않겠다”고 했다.
내년 대선에 도전하는 전직 미 대통령이 미국이 대만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한 데다 소속 공화당 주류와도 이견을 보인 터라 적잖은 파장을 낳고 있다. 미 권력서열 3위이며 역시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올 4월 캘리포니아주에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을 만나 대만을 도울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 보고서는 또 중국을 “미국의 적”이라고 규정했다. 냉전 당시 옛 소련 봉쇄 전략의 토대가 된 ‘X 아티클(Article X)’을 본 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중국판 ‘X 아티클’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에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며 “(내가 재선했다면) 러시아는 전쟁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자신이 가까운 사이라는 점도 내세웠다. 푸틴 대통령이 최근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포함해 긴급한 문제를 며칠 안에 해결하겠다고 말한 것은 좋은 일’이라고 한 것을 두고 “내 말이 옳다는 것”이라고 자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산유국 러시아가 고유가 시대를 맞아 전쟁 비용을 쉽게 충당했다며 “유가를 올린 것은 바이든이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권 탄압을 비판하며 사우디와 척을 졌고, 이후 사우디가 감산에 나서면서 유가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을 지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