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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 쓰면 싫어하더라”…탕비실 물 한잔 숨죽여 마신 미화원

입력 | 2023-09-18 17:16:00

ⓒ News1 DB


건물 미화원이 털어놓은 고충에 누리꾼들의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17일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탕비실 물 좀 마셔도 되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지난 15일 한 트위터 이용자가 올린 글이 갈무리돼 있다.

A씨는 “오늘 탕비실에서 커피 타고 있는데 건물 미화원분이 자기 물 한 잔만 종이컵으로 마셔도 되냐고 물어보셨다. 영문을 몰라서 당연히 된다고 컵을 꺼내드렸다. 그분이 자기 일하는 중에는 일부러 물 안 마시는데 오늘은 목이 너무 탄다고. 근데 정수기 쓰면 싫어하는 경우가 많아서 물어봤다더라”고 밝혔다.

이어 “왜 싫어하냐고 물으니까 머뭇거리시다 ‘이렇게 화장실 청소하는 사람이 같이 정수기 쓰면 싫어하는 사람 많다. 컵 못 쓰게 하기도 하고 청소하다 화장실 써도 싫어하기도 하고 그렇다’ 하면서 물을 마시고 다시 청소하러 가셨다. 난 너무 서글퍼졌고 동시에 분노가 일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는 금줄 잡고 태어났나. 똑같이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청소노동자는 일하는 중엔 목도 안 마르고 화장실도 안 가고 싶어지나. 결국 우리가 쓰는 공간들을 깨끗하게 해주는 그들 덕에 쾌적하게 자기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건데”라고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후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누리꾼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회사에서 밥 먹으려고 줄 서 있는데 청소해 주시는 어머님이 사발면 들고 오셔서 전기포트 망가져서 그러는데 뜨거운 물 좀 받아 가신다고 하시며 우리한테 계속 고개 숙이실 때 다 같이 기분이 묘했다. 맡은 업무가 다를 뿐 같은 직장인이다”, “항상 내 주변 치워주고 정리하는 분들이다”, “청소해 주시는 분들께는 감사해서 인사하게 되는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