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과외 앱을 통해 처음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이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2023.6.2/뉴스1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는 18일 부산법원청사 354호에서 정유정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정유정은 연녹색 수의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법정에 나왔다. 정유정은 이날 인적사항이 맞는지 등을 묻는 재판부에 “네”라고 짧게 대답한 뒤 공판 내내 침묵을 유지했다. 정유정의 변호인은 “공판준비기일 때 언급했던 ‘계획 범죄가 아니다’란 말을 철회한다.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정유정은 지난달 28일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다. (사회에) 불만을 품고 살지는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정유정에 대한 수사기록과 증거 등을 재판부에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유정은 또래 과외 여성 A 씨를 살해하기 전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 등에서 54명과 대화를 시도했다. 그중 여성이면서 혼자 사는 A 씨를 표적으로 삼았다. 정유정은 A 씨의 집을 방문한 기록을 폐쇄회로(CC)TV 등에 남기지 않기 위해 승강기를 타고 A 씨의 거주지보다 한층 높은 곳에 내려서 계단으로 이동했다. 밖으로 나올 때는 계단으로 한 층을 내려와 승강기에 탑승하기도 했다. 다음 달 16일 오전 열릴 2차 공판에서 정유정의 할아버지에 대한 증인 신문과 피고인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