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 D-4] PGA서 뛰는 김시우-임성재에 아마추어 조우영 포함 4명 구성 대회 장소 구현 스크린서 맹연습 “페어웨이 넓어 자신 있게 플레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남자 골프 국가대표팀 막내 장유빈이 인천 클럽72 골프장에서 2번 아이언을 잡고 카메라 앞에 섰다. 장타에 자신이 있는 장유빈은 다른 선수들이 잘 쓰지 않는 2번 아이언을 종종 뽑아든다. 인천=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지금은 나 자신을 믿고 플레이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KOREA’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나타난 남자 골프 국가대표 장유빈(21·한국체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함께 출전하는 대표팀 선배 김시우(28)와 임성재(25)한테 받고 싶은 ‘원포인트 레슨’이 있냐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형들과 함께 연습하고 경기하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될 것 같다. 형들과 친해져 인스타그램 맞팔로를 하는 게 목표”라며 웃었다. 장유빈은 아마추어 선수이고 김시우와 임성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고 있다. 한국 남자 골프는 이들 셋에 아마추어 선수인 조우영(22)까지 4명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꾸렸다. 항저우 대회에선 골프 종목에 프로 선수 출전이 허용됐다.
최근 인천 클럽72 골프장에서 만난 장유빈은 넉 달 전 임성재와의 식자 자리 얘기를 꺼냈다. 장유빈은 “성재 형이 (국내 대회 출전을 위해) 5월 한국에 왔을 때 밥을 같이 먹었다. 그때 형이 ‘열심히 하지 말고 잘하자’고 하더라”며 “농담 삼아 말했는데도 진심인 것처럼 들리더라”고 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녀 대표팀 모두 ‘노 골드’에 그쳤던 한국 골프는 항저우에서 명예회복을 노린다. 특히 남자 대표팀은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3년 만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광저우 대회에서 한국은 골프에 걸린 금메달 4개(남녀 개인전과 단체전)를 싹쓸이했었다. 남자 대표팀 막내 장유빈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치는 게 단순하지만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어떻게든 한 타라도 더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두 달 전부터 장유빈은 아시안게임 대회장인 웨스트레이크 인터내셔널 골프코스대로 구현한 스크린 연습장에서 훈련해 왔다. 장유빈은 “경기장에 가서 잔디 상태를 직접 봐야 하겠지만 페어웨이가 좁지는 않은 편이다. 무난하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장유빈은 올 시즌 코리안투어에서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300.42야드(약 275m)를 기록 중이다. 투어 중상위권 수준이다. 장타에 대한 자신감으로 다른 선수들이 잘 쓰지 않는 2번 아이언도 종종 잡는다.
장유빈은 지난해 4월 대한골프협회장배 아마추어선수권대회 우승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티켓을 따냈다. 그런데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되면서 장유빈은 프로 전향도 미룬 채 대회를 준비해 왔다. 장유빈은 언젠가 PGA투어에 진출해 ‘롤 모델’인 타이거 우즈처럼 마스터스 정상에 오르는 게 꿈이다. 장유빈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 말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후회 없는 경기로 꼭 금메달을 걸고 돌아오겠다”고 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골프 경기가 시작되기 사흘 전인 25일 항저우행 비행기에 오른다.
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