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초졸 검정고시 83세 합격 김효숙씨 “6.25 전쟁에 배움 놓쳤다…주 3회 2시간 공부”
“건강이 따라주는 한 봉사를 하고 싶어요. 한글을 못 읽는 분들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내 생각이 나요. 형편이 안 되니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고 사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올해 서울 제2회 초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최고령 합격자인 김효숙(83·서울 노원구)씨는 19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말에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1950년대 경기 안산시에 살면서 초등학교를 2년 가량 다녔다. 하지만 6·25 전쟁이 발발해 피난을 가면서 복학하지 못하고 배울 때를 놓쳤다고 밝혔다.
배움의 뜻을 놓지 않았던 김씨는 지인에게서 소개를 받고 매주 월·수·금 3회씩 문해교육 강좌에 참여했다.
김씨는 “친구가 ‘노인네들도 공부하는 데가 있으니까 우리 한 번 가 볼래’ 그래서 참여하게 됐다”며 “시간 나는 대로 2시간 씩 가 봤는데, 원체 기본 실력이 없으니까 욕심만 가지고 했죠”라 말하며 웃었다.
2년 동안 꾸준히 배움을 이어간 결과, 김씨는 한글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을 넘어서 초졸 검정고시를 보게 됐다. 김씨는 시험장에 갔을 때 “어린 학생들하고 시험을 본다는 느낌이 너무 좋더라”고 밝혔다.
김씨는 “중졸(검정고시)까지는 내가 한 번 해보려고 마음은 먹고 있는데 건강이 따라줘야 한다”고 했다. 그보다 자신처럼 배울 의지가 있는데 때를 놓치고 배울 방법을 모르는 또래들을 돕고 싶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0일 오전 11시 보건안전진흥원에서 검정고시 합격증서 수여식을 갖는다. 김씨를 비롯해 타의 귀감이 되는 합격생 20명을 뽑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직접 합격증서를 주고 격려할 예정이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