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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노 히로시 일본 원자력학회 폐로 검토 위원장은 19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염수) 방류로 폐로 작업이 엄청나게 진행되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계획대로 방류한다면 문제는 없겠지만 오염수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을 그대로 둬도 괜찮겠나”라고 반문하며 “과제가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멜트다운으로 원자로 내부의 냉각 기능이 마비됐고, 통제되지 않은 고온 열기는 원자로 내 핵연료와 금속 등을 녹였고 이것이 덩어리처럼 엉겨 붙으며 ‘데브리’가 됐다. 여기에 지하수 및 빗물이 유입돼 매일 방사능 오염수가 100톤가량 생성되는 것이다.
미야노 위원장은 “(건물 틈을 막아) 물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발생량을 언제까지 0으로 줄일 수 있을지 시점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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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등 재난재해가 발생해 오염수를 방류하는 배관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오염수를) 탱크에 담아두는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며 “더욱 어려운 문제는 연료 데브리를 밖으로 빼내는 것이고 이것이 폐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원자로 1~3호기 안에 남겨진 연료 데브리는 총 880톤으로 추정된다. 말그대로 ‘녹아내린’ 것이기 때문에 아직 노심에 유착돼 있거나 콘크리트와 섞인 것 등 데브리의 상태도 다양하다.
미야노 위원장은 “녹은 연료가 콘크리트와 섞이면 굉장히 딱딱해진다”며 “꺼내려고 콘크리트를 떼어내면 오염된 분말이 나온다. 방사성 물질이 밖으로 누출될 위험이 매우 크다”고 했다.
정부는 올해 안으로 2호기 안의 데브리를 빼내는 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원격 조작 로봇으로 제거할 수 있는 것은 불과 몇 그램에 지나지 않지만 미야노 위원장은 “그램 단위로도 분석하면 핵 연료 성분이 얼마나 포함되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후쿠시마현은 연료 파편을 포함한 방사성 폐기물을 현 밖에서 처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방안이다. 외부 반출 시 액체·기체 형태의 폐기물이 추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실시 하더라도 “리스크를 어디까지 용인 할 수 있을지, 폐로를 어느 단계까지 진행할 수 있을지 의논이 필요하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미야노 위원장은 안타까워했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일본 정부가 세운 ‘2051년까지 폐로 종료’ 계획은 어불성설이다.
그렇다면 일본 정부가 약속한 2051년까지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 목표는 무엇일까. 미야노 위원장은 2가지를 제시한다.
우선 원자로 상부의 압력용기 뚜껑 등 대형 설비를 빼는 것이다. 그리고 기술 개발 정도에 따라 연료 데브리 이외의 부분을 어느 정도 제거하는 것 정도다. 데브리 880톤 전체를 없앨 수 있는 공법은 현존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이 한계다.
방식에 따라 실제 폐로 작업이 종료될 때까지는 수십에서 수백 년까지도 걸릴 수 있다. 오염된 설비와 토양, 지하수를 전부 철거할 수도 있지만 일부 설비를 지하에 남길 수도 있다.
시간에 따라 방사성 물질이 자연적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기다릴지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 반감기를 기다리면 폐로 기간은 연장되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성은 높아진다.
미야노 위원장은 후쿠시마 제1 원전 부지를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세대를 뛰어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입장의 사람들을 논의에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