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도지사 인터뷰 지리적 이점 살려 지방외교 집중… 아세안 수출 비중 약 19%로 증가 직항로 늘리고 수출-관광 활성화… 중국 베이징서 관광설명회 열기도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1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단순한 친선 방문에서 벗어나 관광과 경제 교류 활성화를 통한 실익을 위해 지방외교를 펼치고 있다”며 “다양한 교류를 바탕으로 기후 위기와 생태 문제 등 전 지구적 문제 해결에도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 제공
“경제 영토를 넓히고, 글로벌 이슈인 기후위기와 생태 문제 해결에 동참하면서 제주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지방외교의 핵심입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13일 도청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제주는 섬이어서 외부와의 연계를 강화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의 원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관광과 경제 통상을 비롯해 탄소중립, 신재생에너지, 미래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도시와 소통하며 제주를 알리고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했다.
오 지사는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지방외교에 힘을 쏟고 있다. 싱가포르 2회, 베트남 2회, 인도네시아 1회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 중심으로 방문하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도 다녀왔다. 오 지사는 “단순한 친선 교류 차원이 아니라 직항 노선 개설 등 실리를 챙기기 위한 지방외교의 일환이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금은 지방정부가 기후변화 대응, 개발 협력, 인적 교류, 경제 통상 등의 활동을 하는 게 중요한 시대다. 국가가 해결하지 못하는 이슈도 지방정부 간 교류와 협력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공동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제주는 특별자치도여서 지방외교를 펼칠 여지가 크다. 이런 장점을 살려 아세안 등과 교류를 확대하면서 글로벌 이슈에 협력해 대응하려 한다.”
―아세안 국가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뭔가.
“서울에서 보면 제주도는 최남단 섬이다. 하지만 태평양을 중심으로 관점을 바꾸면 제주는 세계를 향한 전진기지가 된다. 이런 지정학적 장점을 활용해 중국과 일본에 편중했던 국제 관계와 경제영토를 아세안과 인도태평양 및 중동 지역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른바 ‘아세안+α(알파)’ 정책이다. 제주의 경우 수출에서 아세안 국가 비중은 2021년 13.3%에서 2022년 18.7%로 증가했다.”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나.
“올 6월 아세안+α 정책의 교두보 역할을 할 싱가포르 해외사무소를 개설했다. 중요한 건 실익이다. 아세안 지역 직항로 개설과 수출 판로 확보 등 인적·물적 교류 및 통상 확대를 위해 인프라와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 남딘성과의 협약에 따라 계절노동자가 제주 농가에서 일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 아랍에미리트 등으로 협력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올 2, 7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 단체관광 재개를 요청했다. 7월 만남에서 긍정적 답변을 듣고 베이징 관광설명회를 급하게 준비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호텔 면세점 카지노 등 관광업소에서 일하는 제주 청년들이 실업 위기에 몰렸다. 건설업계도 침체됐다. 중국인 단체관광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올 초부터 정성을 쏟으며 철저하게 준비했다.”
―지방외교 중 어떤 점에 공을 들이고 있나.
“가장 공을 들이는 건 직항로 개설이다.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에 개설된 직항노선을 베트남, 라오스,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
―지방외교에서 제주도가 가진 강점은 뭔가.
―중앙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있나.
“매년 제주에서 열리는 제주포럼은 동북아와 인도태평양 지역을 아우르는 평화 담론과 다양한 현안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역할을 해 왔다. 공공외교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세계 정상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오영훈 제주도지사 프로필△제주 서귀포 출생(55) △서귀포고, 제주대 경영학과 졸업 △8, 9대 제주도의회 의원(2006∼2011년) △20, 21대 국회의원(2016∼2022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2016∼2017년) △39대 제주도지사(2022년 7월∼현재)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