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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홍합’ 유통기한 3배 늘려 첫 美수출… “현지 입맛 사로잡을 것”

입력 | 2023-09-20 03:00:00

[2023 Sea FARM SHOW]
양식 최적 조건… 전국 생산량 절반
국내시장 포화에 해외로 눈 돌려
첨단가공 통해 생존기간 2→7일로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만 해상에서 금진수산 직원들이 홍합 채취 작업을 하고 있다. 금진수산 제공


“가격과 품질 경쟁에서 칠레산보다 뛰어난 창원 홍합이 연말부터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겁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포리에 있는 수산물 가공업체 금진수산의 김병대 대표(54)는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2015년부터 매년 3, 4차례 미국을 오가며 8년 동안 판로를 개척했다. 그 결과 올 11월부터 미국에 홍합을 수출하게 됐다. 유통기한이 짧은 어패류를 일본, 중국 등 이웃 국가가 아닌 미국에 수출하는 건 이례적이다. 김 대표는 “주변에서 미국 수출은 절대 못 할 거라며 말렸는데 우리 홍합의 우수성을 믿고 포기하지 않은 결과”라며 웃었다.



● 양식-채취-가공까지 원스톱 양식
홍합은 수심이 얕은 남해안 연안 해역에서 1960년대부터 양식으로 생산되고 있다. 남해안에서도 조류가 잔잔하고 플랑크톤이 풍부한 창원시 마산만과 진해만 해역이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덕분에 전국 홍합 생산량의 50%가량을 창원이 책임지고 있다.

1993년 부친으로부터 홍합 양식장을 물려받은 김 대표는 당시 3ha였던 양식장을 10배 이상으로 확장했다. 그가 운영하는 금진수산은 창원 전체 홍합 양식 면적의 약 20%를 차지한다. 김 대표는 “국내 양식은 영세 업체에서 노동집약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먼저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직접 운영하는 어장에서 기른 홍합을 당일 채취, 당일 가공해 공정을 단축하면서 품질도 개선했다. 친환경 수산물 가공·유통관리 인증인 ‘지속가능한 양식 수산물 이력추적 인증(ASC-COC)’도 경남 최초로 취득했다.



● 첨단 포장으로 홍합 생존 기간 3배로
홍합 양식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지만 국내 시장의 한계는 명확했다. 내수 시장은 포화 상태여서 새로운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었다. 2010년대 이후에는 일본 오염수 이슈가 잇따라 터질 때마다 경영이 어려워지는 일도 반복됐다.

김 대표는 해외 진출이 살길이라고 판단하고 기술 혁신에 매달렸다.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첨단 가공 방법인 ‘MAP 포장 시스템’을 개발했다. 냉각 해수를 순환시켜 1차로 홍합 불순물을 제거한 다음 △표면 세척 △급속 냉각 △자동 선별 공정 등을 거친 후 내부의 공기를 가스 혼합물로 대체하는 ‘가스 치환 포장’ 방식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이틀에 불과했던 홍합의 생존 기간을 일주일로 늘렸다. 미국 수출용 홍합은 현지의 까다로운 기준을 맞추기 위해 두 번의 세척 및 선별 과정을 추가하며 더 엄격한 포장 과정을 거치게 했다.

김 대표는 “충분한 시장 조사를 했는데 첨단 가공 기술을 바탕으로 칠레산 홍합보다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이 더 뛰어나다는 걸 확인했다”며 “첫 수출 물량은 2000만 원가량으로 많지 않지만 앞으로는 급격히 늘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국내 소비 부진 및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홍합 양식업 지원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홍합은 창원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 만큼 브랜드화를 통한 마케팅 강화, 수출 확대를 위한 생산 기반 조성, 시장 판로 개척 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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