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첼시 플라워쇼’ 금상 황지해 작가 “자연과 인간의 공생 담은 작품 통해 지구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만들것”
정원 디자이너 황지해 작가가 14일 서울 강남구 작업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꾸민 화병을 소개하고 있다. 황 작가는 5월 세계 최대 정원 및 원예 박람회인 첼시 플라워쇼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지리산만의 기후와 환경을 얘기하고 싶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멸종위기 식물과 자생종, 희귀식물이 많으니 대한민국 지리산을 주목해 달라고요.”
정원 디자이너 황지해 작가는 14일 서울 강남구 작업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 5월 세계 최대 정원 및 원예 박람회인 첼시 플라워쇼에서 금상을 받은 작품 ‘백만 년 전으로부터 온 편지’를 언급했다. 그는 “지리산에는 한국 최후의 원시림이 있다”며 “지리산 동남쪽 햇살을 받고 자란 한국 식물들이 얼마나 수분을 가득 머금고 있고, 부드럽고, 약성이 좋은지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황 작가는 세계가 주목하는 정원 디자이너다. 영국 첼시 플라워쇼에서 2011년 ‘해우소’로 아티즈가든 부문 금상과 최고상을 받았다. 한국인 최초였다. 2012년 ‘DMZ: 금지된 정원’으로 쇼가든 부문 최고상과 금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지리산 군락을 소재로 한 작품을 출품했는데, 박람회장에서 자신의 정원을 둘러본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포옹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황 작가는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종의 급격한 변화에도 관심을 갖고 작품에 반영하려 한다”며 “제주도 자생종인 월귤나무는 이제 중부지방에서도 볼 수 있다. 또 벚꽃 나무는 서울 도심에서 먼저 개화돼 도심 열섬을 보여준다”고 했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정원 디자인에 대한 국내의 관심이 아직 크지 않다 보니 해외에 작품을 출품할 때마다 비용 마련 등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다. 황 작가는 “한국에선 정원을 ‘건설’로 보는 분위기가 있는데 정원은 자연환경을 소재로 한 ‘예술’에 더 가깝다”며 “앞으로도 정원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사람들이 지구를 바라보는 좀 더 따뜻한 시선을 만드는 것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