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 D-3] 男 58kg급 간판 장준 아시안게임 ‘금빛 발차기’ 막바지 구슬땀 “스타트 잘 끊으면 동료들도 자신감 갖게 돼” “‘노골드’ 도쿄 올림픽 때와는 달리 실전 충분, 종주국 자존심 되찾을 것”
장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종목에서 금메달의 주인이 가장 먼저 가려지는 남자 58kg급에 출전한다. 대회 첫 테이프를 잘 끊어 태권도 대표팀 동료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사진은 장준이 지난달 24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는 모습. 진천=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다시 일어서라. 자랑스러운 태극전사여.’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하는 충북 진천선수촌 필승관에는 이렇게 적힌 현수막이 있다. 필승관에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태권도 국가대표팀이 막바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 태권도는 2021년 도쿄 올림픽을 ‘노 골드’로 마치면서 종주국의 자존심을 구겼다. 당시 남자 58kg급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던 장준(23·한국가스공사)도 준결승전에서 패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준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가져오겠다”며 “내가 스타트를 잘 끊으면 대표팀 동료들도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종목에서 금메달이 가장 먼저 나오는 체급이 장준이 출전하는 남자 58kg급이다. 이 체급 결승전은 25일 오후 3시에 열린다.
장준은 아시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던 2018년 5월 이후로 국제무대에서 승승장구했다. 같은 해 8월엔 월드그랑프리 정상을 차지하며 이 대회 한국 선수 최연소(당시 18세 3개월) 우승 기록까지 남겼다. 11월엔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1위를 했다.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은 체급별로 세계랭킹 16위 이내 선수들만 출전하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이듬해인 2019년 5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그해 10월엔 58kg급 세계랭킹 1위가 됐다. 2019년 세계태권도연맹(WT) ‘올해의 선수상’도 그의 차지였다. 아시아에선 경쟁 상대라고 할 만한 선수가 없는 상황이다.
장준은 “대회가 연기되는 상황은 이미 도쿄 올림픽 때 경험했다”며 “도쿄 올림픽 때와는 달리 지난 1년간은 많은 대회에 출전해 실전 감각을 충분히 쌓았고 상대를 분석하며 보완할 점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이 1년 미뤄졌을 땐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국제대회가 취소됐다. 장준은 “그때 훈련은 열심히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실전 경험을 쌓지 못했다”고 했다.
장준은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뒤 내년 파리 올림픽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아시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올림픽에서 모두 우승하는 것이다. 한국 태권도 선수로는 문대성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유일하게 달성했다. 장준은 “아시안게임 다음 해에 올림픽이 바로 열리는 건 나에겐 기회라면 기회”라며 “항저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그 자신감과 기세를 내년 파리 올림픽까지 이어가겠다”고 했다. 장준은 아시안게임 개막 하루 전인 22일 결전지 항저우로 떠난다.
진천=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