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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2억-창업자금 8억… 中, 해외 두뇌들에 “고국 돌아오라”

입력 | 2023-09-20 03:00:00

[중국 ‘과학굴기’]
파격적 지원 내걸며 ‘인재 리쇼어링’
‘과학연구 역량 단기간 급성장’ 한몫
국가 연구과제 절반 신진에게 맡겨




중국의 과학 연구 역량이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파격적인 ‘인재 리쇼어링’ 정책이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간 미국에 빼앗겼던 젊은 인재들을 파격적인 연봉을 제시해 중국으로 불러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국 내 신진 연구자에게 국가 주요 프로젝트를 맡겨 인재 양성에 속도를 내는 ‘투 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달 27일 ‘신진 과학자 양성 및 사용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이 조치에는 신진 과학자가 독립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기관의 지원 비율을 연간 50% 이상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담겼다. 또 국가 주요 연구 과제의 책임자 중 절반 이상을 40세 이하 신진 과학자가 맡도록 했다.

중국에서는 ‘의사보다 과학자 연봉이 더 높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좋은 편이다. 위제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의 7월 논문에 따르면 해외에서 중국으로 돌아간 과학자의 평균 연봉은 약 15만 달러(약 2억 원)다. 스타트업을 창업할 경우 정부가 최대 60만 달러까지 초기 자금을 지원한다. 이 같은 인센티브를 통해 이른바 ‘하이구이(海歸·해외에서 귀국한 유학파를 일컫는 말)’를 대거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2018년 시행된 미국의 ‘차이나 이니셔티브’ 정책이 중국 과학자들의 귀국을 가속화했다. 당시 미 정부는 지식재산권 보호를 이유로 중국 과학자들을 대거 조사했다. 이 정책은 지난해 폐기됐지만 중국인에 대한 차별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애리조나대 연구진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이나 이니셔티브 시행 이후 차별을 받았다고 느끼는 중국인 과학자는 전체의 42%에 달했다.

주요 과학 연구 분야의 경우 미국에서 본국으로 귀국한 중국인 과학자 수는 2010년 900명에서 2021년 2621명으로 3배 가까이로 늘었다고 미 프린스턴대 연구진이 6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을 떠난 중국인 과학자 중 2010년에는 48%만 중국으로 돌아갔지만, 2021년에는 이 비중이 67%까지 늘었다. 백서인 한양대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은 해외에서 오는 과학자들에게 높은 연봉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연구 장비, 인력 등 다양한 방면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연구할 맛이 나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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