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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같이 있고 싶어”…호주 6.25참전용사 품에 잠든 아내

입력 | 2023-09-20 09:27:00

(왼쪽부터) 호주 육군 찰스 그린 중령과 그의 아내 올윈 그린 여사. 국가보훈부 제공


6.25 전쟁에 참전한 호주 유엔군 전사자의 아내가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잠든 남편과 나란히 영면에 들게 됐다.

국가보훈부는 20일 호주 참전용사 고(故) 찰스 그린 중령의 배우자인 올윈 그린 여사가 오는 21일 오전 10시 유엔기념공원의 남편 묘소에 합장된다고 밝혔다.

그린 여사의 남편은 호주 정규군 소속으로 호주 육군 제3대대의 첫 지휘관으로 6.25에 참전했다. 그가 이끈 호주 육군은 영연방 제27연대에 소속돼 연천·박천 전투와 정주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하지만 그는 1950년 10월 30일 북한군이 쏜 포탄에 맞아 31세의 젊은 나이로 전사했다.

남편이 전사했을 당시 그린 여사는 27살이었고 7년간 결혼생활을 한 그들 사이에는 3살짜리 외동딸이 있었다. 그린 여사는 이후 외동딸을 홀로 키워내면서 남편이 남긴 편지와 기록, 참전용사 인터뷰, 역사적 사료 등을 꼼꼼히 조사해 1993년 그린 중령의 전기인 ‘그대 이름은 아직도 찰리’를 출간해 호주정부 훈장을 받았다.

그린 여사는 평생을 참전용사와 유가족을 위해 봉사하고 한국과 호주 협력에 기여하다 2019년 9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그는 남편이 있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합장해달라는 유언을 남겼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미뤄졌다.

윤종진 보훈부 차관은 “대한민국의 품에서 남편과 함께 영면에 드시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