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 인물에 IT 입혀 만들어 ‘이세돌’ ‘플레이브’ 등 음원 돌풍 2028년 17조 원대로 시장 커질 듯 빅테크도 버튜버 시장 잇단 진출
다중채널네트워크(MCN) 롤큐의 버추얼 그룹 ‘큐버스’ 멤버인 ‘청아린’.
‘멜론차트 명예의 전당 등극(이세계아이돌).’
‘앨범 출시 첫 주 판매량 20만 장 돌파(플레이브).’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 그룹이 세운 기록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실물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즉, 가상 인물이다. 마치 가면을 쓴 것처럼 실제 인물들이 각자 주어진 가상 세계 캐릭터(아바타)를 활용해 활동하는 식이다. 현실 세계에서 만날 수 없음에도 이미 상당한 규모의 ‘팬덤’을 형성했다. 인터넷 방송은 물론이고 기업과도 협업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19일 마켓워치 집계에 따르면 글로벌 버튜버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2조9028억 원에서 2028년 17조5964억 원까지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이세계아이돌(이세돌)’이 버튜버 돌풍을 이끌었다. 이세돌은 트위치의 게임 방송인 ‘우왁굳’이 2021년 지원자를 받아 오디션을 통해 만든 여성 아이돌 그룹이다. 이들의 음원은 발매 후 24시간 동안 누적 스트리밍 100만 회 이상을 달성해 3차례나 ‘멜론의 전당’에 등극했다. 또 한국 버추얼 아이돌 최초로 빌보드 한국 차트 3위를 달성했다. 최근에는 가수 김장훈이 ‘숲튽훈’이란 캐릭터로 버튜버 활동을 시작했다. 서울 강서구는 국내 최초 공무원 버튜버인 ‘강서구 새로미’를 선보였다.
버튜버의 급부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친 1020세대들이 가상 세계에서 비대면으로 소통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가상 인간과 달리 버튜버와 실시간 및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도 몰입 요소 중 하나다.
게임 방송 ‘우왁굳’이 만들어 음원 돌풍을 일으킨 ‘이세계아이돌’.
롯데홈쇼핑의 가상인간 ‘루시’를 만든 영상콘텐츠 기술 기업 포바이포도 주요 플레이어 중 하나다. 포바이포는 게임 전문 크리에이터를 관리하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 롤큐의 모회사 SBXG를 인수했다. 이후 ‘풀 트래킹’ 등 실감 콘텐츠 기술력을 바탕으로 버추얼 그룹 ‘큐버스’ 제작에 나섰다. 1일 큐버스 첫 멤버 ‘청아린’이 데뷔하며 관심을 모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세돌의 지식재산(IP)을 활용해 6월부터 웹툰 ‘마법소녀 이세계 아이돌’과 ‘차원을 넘어 이세계 아이돌’을 선보였고, 해당 웹툰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을 발매하는 등 ‘IP 팬덤’을 활용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