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 활동 보여주려 거짓 구직 자격요건 안맞는 업무 지원하고 면접 불참해 불합격후 급여 신청 “실업급여가 구직의욕 떨어뜨려… 재취업률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을”
실업급여(구직급여) 수급자 이모 씨(38)는 올해 4월 관할 고용센터에 ‘○○ 정밀회사의 단순업무직에 지원했다’는 면접확인서를 제출했다. 실업급여는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급되기 때문에 구직 관련 활동을 해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확인서의 인사담당자 서명 필체는 이 씨의 필체였다. 이상하게 여긴 센터가 확인한 결과 이 씨가 거짓으로 확인서를 꾸며 허위 구직 활동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연간 실업급여 수급자가 160만∼170만 명 규모로 늘어난 가운데 실업급여를 받으려고 허위나 형식적으로 구직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올해 8월 말까지 이 같은 사례가 적발된 것만 4만6909건이다. 적발되지 않은 것들까지 고려하면 그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 급여 타내려 ‘무늬만’ 구직활동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민원인들이 상담을 기다리는 모습. 2023.7.25/뉴스1
적발된 사람들은 처음부터 취업 생각 없이 일부러 자격요건이 맞지 않는 직무에 지원하거나 면접에 불참해서 불합격한 뒤 재취업 활동만 인정받으려 했다. 배모 씨(55)는 7월 간호조무사 직무에 지원했다는 서류를 고용센터에 제출했다가 경고를 받았다. 이 직무에 지원하려면 간호조무사 자격증이 필요한데 배 씨는 자격증도 없이 지원서만 낸 것이다. 손모 씨(40)는 4월 지원서를 낸 회사에서 면접을 보러 오라고 했지만 일부러 가지 않았다가 적발됐다.
● 부정수급 막고 재취업률 끌어올릴 대책 필요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고용보험료를 내는 기간이 180일로 독일(12개월), 일본(12개월) 등 주요국보다 짧아 반복 수급자를 양산하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5년 동안 3번 이상 실업급여를 받은 반복 수급자는 매년 증가해 2021, 2022년 연속 10만 명을 넘었다. 실업급여를 24회에 걸쳐 타낸 사람도 있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