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적: 칼의 소리’ 내일 9회차 전부 공개 1920년대 中간도 배경으로 한 시대극 ‘오징어게임’ ‘수리남’처럼 추석 공략
‘도적: 칼의 노래’에서 돈에 의해 움직이는 언년이(이호정·왼쪽)가 간도의 조선인들을 돕는 이윤(김남길)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오징어게임’(2021년), ‘수리남’(2022년) 등 추석 연휴에 내놓은 작품마다 크게 성공한 넷플릭스가 올 연휴엔 드라마 ‘도적: 칼의 소리’를 공개한다. ‘한국형 서부극’을 표방한 작품으로 1920년대 중국 간도가 배경이다. 일본군과 독립군, 삶의 터전을 뺏기고 이주한 조선인들이 모여들어 살아남기 위해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눈다. 넷플릭스는 추석 연휴 귀성·귀경객을 겨냥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팝업존을 만들어 작품을 홍보할 예정이다. 9회 차가 22일 전부 공개된다.
‘도적: 칼의 소리’ 주인공인 이윤(김남길)은 간도에서 도적 무리를 이끄는 우두머리다. 노비 출신인 그는 면천(免賤·조선시대 천민을 평민, 양반 등으로 격상시켜 주는 제도)돼 일본군에서 활동하다가 간도로 떠난다. 그곳에서 핍박받는 조선인들을 목격하고, 동포를 지키는 도적이 된다. 이윤의 과거 주인이자 그와 가깝게 지냈던 일본군 소좌 이광일(이현욱)은 조선인 신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독립군 소탕에 앞장선다. 남희신(서현)은 조선총독부 철도국 과장으로 위장한 독립운동가다. 의도적으로 이광일에게 접근해 정보를 빼돌리고, 독립군에 자금을 보낸다. 의병장 최충수(유재명), 돈 되는 일이면 뭐든 하는 총잡이 언년이(이호정) 등이 조연으로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서부극을 연상케 하는 황무지와 총을 든 1920년대 한국 도적들의 기묘한 앙상블이 눈길을 끈다. 철도 선로가 깔린 역사와 조선, 일본, 중국의 문화가 한데 섞인 마을은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 영화 ‘곡성’(2016년) ‘군함도’(2017년) 등의 세트를 만들어낸 이후경 미술감독 작품이다. 이 미술감독은 “동양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지만 웨스턴 장르가 지닌 무법지대의 느낌을 적절히 녹여내고 싶었다”고 했다. 중국의 객잔과 일본의 은행 등 서로 다른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을 한곳에 뒤섞어 혼란스러웠던 당시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연출을 맡은 황준혁 감독은 19일 제작발표회에서 “웨스턴 활극에 동양적 히어로들을 결부한 새로운 시대극이다. 시청자들이 처음 보는 장르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