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50대 여성 살해하고 공범까지…‘연쇄살인’ 권재찬 무기징역 확정

입력 | 2023-09-21 10:46:00

50대 남녀를 연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권재찬(54)이 인천 미추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21.12.14/뉴스1 ⓒ News1


이틀 만에 2명을 연달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재찬(54)의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21일 강도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권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권씨는 2018년 3월 출소한 후 도박으로 9000만원 이상 빚을 지고 사기죄로 고소당해 신용불량자가 되는 등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던 중 2021년 10월 인천의 도박장에서 50대 여성 A씨를 알게 됐다.

A씨가 부유하다는 사실을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권씨는 2021년 12월4일 인천 미추홀구의 한 건물에서 A씨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마시게 하고 폭행해 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살해했다. A씨가 착용하고 있던 반지 등 1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뒤 사체를 유기하기도 했다.

권씨는 범행 다음날 공범 B씨에게 “A씨 시신이 부패해 범행이 들통날 수 있으니 묻으러 가자”며 인천 중구 을왕리 야산으로 유인해 살해한 혐의도 받았다. 권씨는 채무변제를 독촉하는 B씨에게 거액에 대가를 약속하며 범행에 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권씨의 혐의 중 A씨에 대한 강도살인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B씨에 대해서는 “살해 당시 채무를 면탈할 목적이 있었다는 것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강도살인이 아닌 살인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극악한 범죄를 예방하고 동일 범행의 재발을 막기 위해 현행법상 최고형을 선고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 권씨는 “죽어서도 용서받기 어려울 것이며 죄스럽게 숨쉬는 것조차 힘들다”면서 사형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2심 재판부도 1심과 마찬가지로 A씨에 대한 강도살인, B씨에 대한 살인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범행 일부를 자백하고 수사에 협조한 점, 수감 기간 가족이 면회한 점 등을 고려하고 다른 중대범죄와 균형을 따질 때 생명을 박탈하는 극형에 처하는 것이 지나치다고 판단해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30년 부착명령은 1심 그대로 유지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권씨는 범행에 앞서 2003년 미추홀구에서 전당포 주인을 살해하고 금품을 훔쳐 일본으로 밀항했다가 붙잡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으로 감형돼 2018년 출소한 바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