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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최측근’ 김용 12년 구형…“검은돈 얼룩” “檢 희망사항”

입력 | 2023-09-21 13:02:00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불법 경선 자금을 수수하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검찰이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검찰이 경선 자금이 검은돈으로 얼룩졌다고 비판하자 김 전 원장 측은 “정치검찰의 희망사항”이라고 맞섰다.

◇ “검은돈 선거…당선 후 좋은 정치 하면 된다는 자가당착”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불법 정치자금·뇌물수수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9.21/뉴스1 ⓒ News1


검찰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위반·뇌물 혐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벌금 3억8000만원과 추징금 7억9000만원도 요청했다.

검찰은 “선거는 민주주의 사회의 정치 참여 수단으로 ‘민주주의의 꽃’”이라면서 “그런 중차대한 절차가 검은돈으로 얼룩져 있었고 민간업자를 상대로 20억원을 요구하고 6억원을 수수해 당내 경선에 사용했다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죄의식 없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되면 그 과정도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검은돈 선거를 치러 당선 후 좋은 정치 하면 된다는 자가당착적 자기최면의 말로가 아닌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돈 준 사람은 있는데 받은 사람이 없어 어느 한 사람이 명백히 거짓말하는 사건”이라며 “피고인의 행태는 내가 살기 위해 다른 사람을 거짓말쟁이로 몰아가는 일로 책임이 무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른바 ‘알리바이 위증 의혹’을 언급하며 지난 5월 보석 석방된 김 전 부원장의 재구속 필요성도 주장했다.

위증 의혹은 김 전 부원장의 1억원 수수 의혹 시점으로 특정된 5월3일을 두고 이홍우 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이 재판에서 허위 증언한 사건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김 전 부원장 측 변호인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검찰은 “보석 조건에 사건 관계자와 직접 연락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있는데 관계자의 변호인들과 수시로 연락해 조건을 위반했다”며 “직권취소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는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남욱·정민용 변호사에게는 나란히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정치자금 신고자의 형 감면을 규정한 정치자금법 조항을 언급한 검찰은 유 전 본부장에 대해 “어려운 상황에서 진실을 맞이한 용기를 보여준 사람으로 인정받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 “정치검찰 희망사항 구형에 반영…진실 밝혀질 것”

김용 전 부원장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6.8/뉴스1 ⓒ News1



김 전 부원장은 “정치검찰이 희망사항을 구형에 담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김 전 부원장은 최후 변론에서 “대선을 치르며 유동규에게 경선 자금을 달라고 요청 적도, 받은 적도 없다”며 “불법 자금을 요청하는 것은 정치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있을 수 없는 보편적 상식”이라고 소리 높였다.

또 “단기간에 중범죄자가 된 이유는 유동규, 정민용이 저를 지목했기 때문인데 수사과정을 보면 부실 그 자체”라며 “검찰의 편파와 유죄확증 편향을 위한 일방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알리바이 위증 의혹’을 두고는 “저와 이 원장 등이 함께 만난 건 사실”이라면서도 “날짜 혼선을 두고 언론 플레이하고 변호인을 위증 피의자로 몰고간 것은 검찰의 불순한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풍족하지는 않지만 아내가 대기업을 다니며 28년 이상 내조해서 제 활동에는 어려움이 없었다”며 “저도 선출직 재선으로 급여 활동을 했고 돈 욕심을 내지 않았다”면서 무죄를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잘못된 일을 하면서 잘못을 모르고 당연히 해야하는 일로 알아 온 과거를 반성한다”면서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지는 데 도움 된다면 남은 재판에서 성실히 사실만을 말하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남욱 변호사도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반면 정민용 변호사는 “돈 전달 행위를 후회한다”면서도 “정치자금 혐의가 법 구조적으로 맞는지 살펴달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김 전 부원장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은 김용과 정진상(전 민주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이재명을 뒤에 업은 유동규의 사기극”이라며 “객관적 자료를 무시하고 유동규를 맹신한 기소로 확증편향”이라고 반박했다.


◇ 11월30일 선고…대장동 연루 ‘이재명 측근’ 첫 판단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위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6.16/뉴스1 ⓒ News1



재판부는 이날로 25회에 걸친 재판 일정을 마치고 11월30일 오후 2시 판결을 선고할 방침이다. 기소 후 1년여만의 결론이다.

아울러 김 전 부원장에게 “부득이한 사정이 있더라도 사건 관계인을 접촉하면 법원에 보고하도록 한 구속조건을 유념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기소된 정진상 전 실장의 재판이 이 대표 사건과 병합된데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 대장동 일당의 재판도 진행 중이어서 김 전 부원장은 대장동 의혹에 연루된 이 대표 측근 중 처음으로 법원 판단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부원장은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에 참여한 2021년 4~8월 유 전 본부장, 정 변호사 등과 공모해 남 변호사로부터 8억4700만원의 불법 선거 자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지난해 11월8일 구속기소됐다.

김 전 부원장은 또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상임위원 시절인 2013년 2월~2014년 4월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1억90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로 지난해 12월27일 추가 기소됐다.

김 전 부원장은 지난 3월30일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을 청구해 구속기간 만료를 사흘 앞둔 5월4일 보석 허가를 받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