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상태에 빠진 남자친구의 재산을 상속받으려고 동의 없이 혼인 신고서와 상속 포기서를 위조·행사한 50대가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받았다.
광주지법 형사 10단독 나상아 판사는 사문서·사서명 위조·행사, 공전자기록 불실 기재·행사 혐의로 기소된 A(58·여)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 8월 3일 남자친구 B씨와의 혼인 신고서를 위조해 공무원에게 제출하고, 같은 달 24일 B씨의 자동차 상속 포기서를 위조·행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와 그의 어머니 신분증·인장 등을 이용해 무단으로 혼인 신고하고, 상속 포기서를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같은 해 8월 13일 숨졌다.
A씨는 “B씨와 사실혼 관계에 있었다. B씨가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혼인 신고 의사가 있어 승낙 하에 혼인신고를 했다”며 일부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장은 혼인 관련 의식·행사를 치렀음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는 점, B씨가 A씨를 결혼할 사람이나 배우자로 소개한 적이 없고 가족 간 교류도 부족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연인 관계를 넘어 사회 관념상 부부라고 인정되는 실체를 형성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장은 “A씨는 연인 관계인 B씨가 혼수상태에 빠져 사경을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동의 없이 B씨 명의의 혼인 신고서를 위조해 무단으로 혼인 신고를 했다. 자동차를 상속받으려고 B씨 모친의 서명을 위조하기도 했다.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