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 커지면 심혈관질환 위험 커져 금연·체중감량 등 생활습관 개선 중요
낮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지만 아침·저녁으로 쌀쌀해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고 있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커지면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커져 주의해야 한다. 심혈관 질환은 국내에서 암에 이어 사망 원인 2위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교차가 커지면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고 혈압과 심박수가 상승해 심혈관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심장 혈관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가슴 통증을 일으키는 협심증과 심근경색 발병 빈도가 증가한다.
정혜문 경희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찬 공기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체온을 높이기 위해 심장박동 수를 높여 혈액순환을 빠르게 해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며 “일교차가 커지면 갑작스런 혈압 상승으로 심혈관 질환의 상태가 악화되거나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혈전(피가 응고된 덩어리)에 의해 갑자기 막혀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으로 보통 호흡곤란과 같이 발생한다. 왼쪽 어깨 또는 왼쪽 팔의 안쪽으로 통증이 퍼지는 경우도 있다. 구역질, 구토, 현기증이 발생하거나 실신에 이르기도 한다.
협심증과 다른 점은 가만히 있을 때도 극심한 흉통이 발생할 수 있고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된다는 점이다. 심근경색으로 인한 흉통은 응급 처치가 빨리 이뤄지지 않으면 돌연사 위험이 높다. 또 막힌 혈관을 빨리 뚫어주지 않을 경우 심장 근육이 영구적으로 손상돼 후유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심근경색이 의심되면 바로 응급실을 방문해 치료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 교수는 “응급 심혈관질환은 지체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갑작스런 가슴통증이 10분 이상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식은땀, 구토, 현기증 등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119로 연락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심근경색을 예방하려면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다. 담배와 술은 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특히 심근경색을 포함한 관상동맥질환자가 금연하면 사망률이 36%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중도 적절히 감량해야 한다. 심근경색의 원인 질환인 동맥경화를 예방하려면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관리가 중요한데, 비만은 이런 질환들의 원인이 된다. 동맥경화는 콜레스테롤이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혈관인 관상동맥 내벽에 쌓여 발생한다.
나트륨은 혈류량을 늘려 혈압을 높이고 심장혈관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짠 음식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게 유지하기 위해 동물성 단백질인 고기를 가급적 삼가고 생선을 많이 섭취한다.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 섭취도 권장된다.
협심증,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으면 심근경색 발병 위험이 높아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한다. 평소 혈압이 높을 경우 정기적인 진료로 적합한 혈압 강하제(혈압약)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혈압 강하제는 혈관을 확장하거나 혈액의 양을 감소시키는 방법 등으로 위험을 줄여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