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 시민의 휴식처 1978년 시민 공원으로 공식 지정, 단오제-연꽃 문화 축제 등 개최 ■ 2028년까지 22개 사업 진행 550억원 투입해 테마공원 조성… 야간 정취 더해줄 조명 설치하고, 3등급→1등급 수질 정화 추진
우범기 전북 전주시장이 20일 덕진공원에서 공원 육성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전주시 제공
“덕진공원을 전주시민의 휴식 공간을 넘어 전주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꼭 가보고 싶은 명소로 만들겠습니다.”
우범기 전북 전주시장은 20일 덕진구 덕진공원에서 열린 현장 브리핑을 통해 “2028년까지 550억 원을 투입해 호수 수질을 개선하고 테마정원을 조성하는 등 22개 사업을 추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 시장은 “아중 호수에 이은 덕진공원 육성사업으로 한옥마을에 집중된 관광 수요를 전주 시내 전역으로 넓혀 전주를 체류형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80여 년간 전주시민 대표 쉼터
“얼마나 자주 왔는지 샐 수 없을 것 같아요.” 이날 덕진공원에서 만난 김모 씨(44)는 “대학 다닐 때는 동기들과, 결혼을 앞두고는 남편과 데이트를 하면서, 아이를 낳고는 오리보트를 타러 왔던 곳”이라며 “덕진공원은 전주시민에게 추억을 안겨 준 쉼터”라고 말했다.
덕진공원은 조선시대에 제방을 축조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문헌에는 고려시대부터 있었다고 전해진다. 시민공원으로 지정된 것은 1978년이지만 그 이전부터 전주를 대표하는 공원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수양버들과 벚나무가 봄이 왔음을 알리고, 5월이면 창포와 연꽃이 호수를 가득 채운다. 매년 단오 때는 단오제가 열리고, 7월에는 연꽃 문화 축제가 펼쳐진다.
● 수질·경관 개선 체류형 관광지
전주시는 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등의 공모사업으로 국비를 확보해 22개 사업을 진행한다. 먼저 호수 수질 개선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덕진호수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물이 거의 없어 그동안 영양물질이 과다하게 축적돼 수질이 좋지 않았다.
전주시는 올해 20억 원을 들여 호수 바닥에 쌓인 퇴적물을 퍼내고 수초 등을 제거할 계획이다. 수질 관리 방안을 도입해 개선 지표를 모니터링하고, 장기적으로는 조경천 등 인근 하천의 물이 호수로 유입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밤에도 시민과 관광객이 찾을 수 있도록 덕진공원 일대 기존 조명의 조도를 낮춰 은은한 빛의 야간 경관을 연출한다. 연화정과 취향정 등 공원 내 시설물에 설치된 조명을 바꿔 건물과 공원이 조화를 이루도록 한다. 연화정 도서관과 벽진폭포, 수변 등에 프로젝션 매핑을 이용한 야간 미디어 콘텐츠도 선보인다. 단조로운 공원 입구에 전통 담장 길을 만들고 수변 쉼터도 조성한다. 방문객이 어우러져 윷놀이와 널뛰기, 자치기 등 전통 놀이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놀이마당도 만든다. 방문객 편의를 위해 120면 규모의 주차장과 테마정원, 전통 먹을거리 길도 조성한다.
우 시장은 “전주천 물을 수원으로 활용해 현재 3등급 이하의 덕진공원 수질을 1등급으로 만들어 예전처럼 단오 때면 창포 물에 머리 감고 수영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