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카시, ‘젤렌스키 하원 연설’ 거부 전쟁 장기화 따른 여론 악화 등 의식
지난해 12월 미국 워싱턴 상·하원 합동 연설 당시 기립박수를 받았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개월 만에 다시 미국을 찾았지만 이번 방문에서는 지난해만큼의 환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미국의 지원 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미 의회에서 연설하지 않는다. 대신 의원들과 비공개회의를 갖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야당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21일 워싱턴 의회를 찾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위한 하원 연설 자리를 마련하는 것을 거부했다. 매카시 의장은 “미국인들은 우리가 쓴 돈이 어디에 있는지, 우크라이나의 승리 계획이 무엇인지 듣고 싶어 한다”며 지지부진한 전황에 관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압박할 것임을 시사했다. 최근 WSJ 여론조사에서도 공화당 유권자 62%가 “우크라이나 지원이 과하다”고 답했다.
다만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에 맞춰 3억2500만 달러(약 4300억 원)의 추가 군사 원조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월가의 지지도 이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뉴욕에서 케네스 그리핀 헤지펀드 시타델 창업자,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 등 월가 거물을 만나 우크라이나 지원 및 재건 사업 참여를 요청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