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증상 후 진료에 반년·진단에 1년 스페인 등 다른국가 환자보다 늦어
국내 당뇨병 환자의 대다수가 당뇨병과 통증의 연관성을 알고 있음에도, 초기 증상 발현 후 최종 진단까지 1년이나 걸렸다.
22일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비아트리스 코리아에 따르면, 9월 ‘통증 인식의 달’을 맞아 한국, 이탈리아, 스페인, 말레이시아, 멕시코 총 5개국의 신경병증성 통증이 있는 당뇨병 환자 96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신경의 손상 또는 비정상적인 신경기능으로 인해 3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는 만성 병적 통증이다. 신경병증성 통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DPN)은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이다.
설문조사 결과, 진단 받기 전 당뇨병과 통증 간 연관성을 알고 있다고 답한 국내 응답자는 86%로 5개국 중 가장 높았다.
반면 실제 초기 증상이 발현됐을 때는 당뇨병으로 인한 통증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기존에 있었던 다른 증상(67%) 또는 노화로 인한 것(45%)으로 생각했다. 질환에 대한 지식과 실제 경험 간의 차이를 보여준다.
신경병증성 통증을 진단받기까지의 시간도 국내 환자가 길었다. 글로벌 응답자 대다수는 첫 징후 또는 증상이 나타난 후 4개월 이내 첫 진료를 받았다. 한국은 6개월로 2개월 늦었다.
초기 증상 발현 후 최종 진단까지 국내 환자는 12개월 소요됐다. 5개국 평균 환자는 6개월 내 최종 진단을 받았다.
통증을 동반한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은 환자 감정 상태와 일상생활 수행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환자의 절반이 해당 질환으로 삶의 질이 ‘매우 또는 완전히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내 환자는 이보다 더 높은 73%가 질환으로 삶에 ‘매우 또는 완전히 영향 받았다’고 했다. 5명 중 3명은 직장에서 장기 휴가와 활동 등을 조정해야 했다.
이런 고통에도 국내 환자는 남에게 얘기하지 못했다. 한국 환자 100명 중 5명(5%)만이 본인의 상태를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가장 낮은 수치다(스페인 23%·이탈리아 26%·멕시코 35%·말레이시아 13%). ▲차별에 대한 두려움(37%) ▲질환을 이해 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37%) ▲직장생활에서 불이익(36%) 등을 걱정해 국내 환자들은 얘기하지 못했다.
전문의약품으로 치료 중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개국 평균적으로 5명 중 3명, 국내 환자는 54%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물리치료(37%), 국소치료제(36%), 건강기능식품(34%) 등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김종화 부천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은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은 만성 통증, 발 궤양, 발 감염을 포함해 심한 경우 절단술까지 필요하다. 사회경제적 비용 또한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