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짐달라마시커미시카다/산디야 파라푸카란 글,미셸 페레이라 그림·장미란 옮김/40쪽·1만4000원·책읽는곰(4세 이상)
학교에 가는 첫날. 인도계 호주인인 ‘짐달라마시커미시카다’는 자신의 긴 이름이 좀 짧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스쿨버스에서 처음 만난 친구 엘리가 “넌 이름이 뭐야?”라고 물으며 친근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아이는 이름을 말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남들과 달리 너무 긴 이름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하굣길에 엘리가 또다시 아이에게 다가온다. “이따 공원으로 스케이트보드 타러 올래? 짐 이라고 했지?” “응, 내 이름은 짐이야.” 아이는 진심으로 자신의 이름이 ‘짐’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집에 돌아와 엄마에게 이름을 바꿔도 되는지 물어보지만, 엄마는 이름에 담긴 소중한 의미를 들려주며 멋진 이름을 친구들도 부를 수 있게 용기를 내라고 응원한다. 과연 짐은 친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려줄 수 있을까.
친구들과 다른 출생 배경을 가진 아이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주인공의 긴 이름에 담아 풀어낸다. 다른 문화와 사람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법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