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5년 전 둘째를 낳고 몸을 추스르고 있을 때 남편이 사업상 바쁘다며 헬스클럽 등록증을 건네줬다. 그때부터 시작한 운동 덕분에 창업해 가정주부를 벗어나 건강 전도사로 변신했고, 매일 근육 운동과 달리기를 즐기며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9월 17일 열린 동아일보 2023 공주백제마라톤 신설 코스인 32.195km 여자부에서 2시간24분57초로 초대 챔피언에 오른 김점옥 대전 커브스 도안클럽 대표(50)는 남편 덕분에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다.
김점옥 대표가 9월 17일 열린 동아일보 2023 공주백제마라톤 32.195km 여자부에서 2시간24분57초를 기록하며 1위로 피니시라인을 들어오고 있다. 그는 약 25년 전부터 헬스로 몸을 만들었고 최근엔 마라톤까지 완주하며 즐거운 삶을 개척하고 있다. 공주=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운동을 꾸준히 하자 출산으로 늘어난 체중도 8kg이나 빠졌다. 주위에서 “몸이 정말 탄력적으로 변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거의 매일 헬스클럽을 찾았다.
“혼자 계속 운동을 하고 있었죠. 10년 넘게 지났을 때쯤 연년생인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자꾸 대립하게 됐죠. 그래서 집에서 벗어나 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집 근처 여성 전용 피트니스클럽인 커브스에서 파트 타임으로 일을 하게 됐죠. 그런데 커브스 운동이 일반 헬스하고 비슷하면서도 여성들에게 흥미를 줄 수 있다고 판단했고, 공부한 뒤 코치 생활 1년 하다 결국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김점옥 대표가 유압식 기구를 활용하는 커브스 운동으로 근육운동을 하고 있다. 김점옥 대표 제공.
김 대표는 헬스클럽을 찾기 시작하면서부터 매일 2~3시간 운동을 했다. 커브스 창업을 하면서도 그 루틴이 변하진 않았다. 그러던 중 2017년 커브스 점주들끼리 여성 유방 건강을 추구하는 ‘핑크리본’ 캠페인의 일환으로 열린 핑크런 마라톤에 출전하면서 마라톤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는 “10km에 출전했는데 의외로 잘 달렸다. 그래서 혼자 달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헬스를 하면서도 러닝머신에서 몸풀기 위해 달렸어요. 그런데 길 위를 달리는 기분은 또 달랐어요. 대회 출전을 위해 주말마다 공원 등을 달리다 보니 시원한 공기를 맞으며 주위 환경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죠. 그래서 본격적으로 달리려고 2018년 말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했죠. 그런데 매일 새벽에 달리는 거예요. 저하고 사이클이 맞지 않아 한동안 등한시했는데 2019년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2명이 21.0975km씩을 릴레이로 완주하는 코스에 신청하는 바람에 매일 동호회에 나가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김점옥 대표가 한 마라톤 대회를 질주하고 있다. 김점옥 대표 제공.
김점옥 대표가 한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포즈를 취했다. 김점옥 대표 제공.
김 대표가 9월 17일 공주백제마라톤 32.195km에 출전한 이유가 10월 열리는 대회에서 서브스리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풀코스를 잘 달리기 위해선 30km 이상을 천천히 오래 달리는 LSD(Long Slow Distance) 훈련이 필수적이다. 평소 훈련을 하면서도 주기적으로 LSD를 해야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 3~4주 전에 꼭 해야 풀코스를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다. 김 대표는 “동호회에서도 LSD를 할 수 있지만 공주백제마라톤에서 LSD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해서 출전했다”고 했다.
“사실 달리면서 특별한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저에게만 집중하며 달리는 게 좋았는데 달리다 보니 주변에서 서브스리도 할 수 있다고 부추겼고, 저도 목표치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서브스리에 도전하게 됐어요. 사실 달리면서 늘 저의 한계와 싸우다 보니 목표가 상향된 측면도 있습니다. 전 오늘 몇 km를 몇 시간에 달리자고 마음먹으면 꼭 해내야 직성이 풀립니다.”
김점옥 대표가 한 마라톤 대회에서 달리고 있다. 김점옥 대표 제공.
“저도 느끼지만 근육 운동할 때보다 몸매의 선이 더 부드러워졌어요. 전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더라도 무게를 가볍게 해 잔근육을 키우는 스타일인데 그럼에도 몸매가 탄탄하면서도 약간 거칠고 투박하게 보였죠. 그런데 마라톤을 하면서 근육이 더 선명해지고 부드러워진 겁니다. 다들 몸매가 더 예뻐졌다고 해요.”
김점옥 대표가 커브스 운동을 하던 중 머리 대고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있다. 김점옥 대표 제공.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