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잃은 채 길거리를 배회하다 길을 잃고, 교통사고나 실족사고 등으로 다치거나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 게 치매 환자들이다. 가족의 이름은 물론이고 자신이 살아온 삶조차 잊게 만드는 치매는 고령층에게 암보다 무섭다는 질환이다. 그런 치매 환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60세 이상 치매 환자는 현재 100만3161명에 이른다. 급속한 고령화 흐름 속에 환자 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치매 환자 돌봄과 관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필요한 인력이나 인프라는 아직 부족한 게 현실이다. 전국에 지방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치매안심센터가 있지만 여기 등록된 환자 수는 53만여 명으로, 실제 환자 수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고 한다. 지역별, 센터별 격차도 커서 관리자 1명당 평균 환자 수는 57명에서 최대 558명까지 벌어져 있다. 센터 4곳 중 1곳은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등 직역별 전문인력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치매 환자 가족이 떠안아야 하는 돌봄의 부담과 책임이 여전히 큰 것도 문제다. 전담병원이나 요양원 같은 시설이 있다지만 쉽사리 이를 선택하지 못하게 만드는 심리적, 현실적 요인이 적잖다. 일상에서는 치매 환자들이 실종됐다는 신고만 하루 평균 40건, 연간 1만4000건에 이른다. 때로 생업까지 포기해 가며 이들에게 매달려야 하는 가족들의 고통 또한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가족의 일상이 무너지고 보호자가 우울증 환자가 되는 안타까운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증 치매 환자인 80대 노인과 그를 돌보던 아내가 함께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하는 비극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