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ESG 경영대상] ‘2023 K-ESG 경영대상’ 40개 기업·기관 선정 친환경-탄소중립 실천하고 사회공헌에 앞장
게티이미지코리아
테슬라는 연간 7000만 대씩 팔리는 전 세계 자동차 산업에서 보자면 여전히 작은 회사다. 판매 대수로 따지면 세계 1위 자동차 회사 도요타의 8분의 1 수준이다.
그런 테슬라가 당시 막대한 흑자를 달성한 숨은 원동력은 탄소배출권이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만들면서 확보한 탄소배출권을 GM(제너럴모터스), FCA(피아트크라이슬러) 등 다른 자동차 업체에 팔아 15억8000만 달러(약 2조1124억 원)를 벌었다. 탄소배출권 판매 금액이 순이익의 1.83배에 달한 셈이다. 탄소배출권 수입이 없었다면 테슬라가 첫 흑자를 기록하는 시기가 미뤄졌을 수도 있다.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의 영문 앞 글자를 딴 ESG 경영이 돈을 버는 새로운 방법이 됐다.
금융시장과 투자자, 소비자들이 기업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ESG를 강조하면서 ESG 경영은 기업의 생존과 성장뿐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심판대에 올랐다.
ESG는 반짝 유행이 아니라 되돌릴 수 없는 큰 흐름이다. 코로나19와 전쟁,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ESG 회의론이 부상하기도 했지만 위기 속에서도 ESG는 성장했다. ESG 정보 공시가 의무화되는 세계적 흐름이 ESG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했기 때문이다.
ESG 투자를 선도하고 있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최고경영자 래리 핑크는 “ESG 경영을 잘하는 기업이 위험 발생 시 재무적으로 빠른 회복탄력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고용노동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중소벤처기업부·여성가족부·공정거래위원회·동반성장위원회가 후원하는 시상식이다.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는 기업·기관의 사회적 역할을 재조명하고 모범적인 ESG 경영 사례와 가치를 사회 구성원과 공유하기 위해 제정됐다.
심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투명하고 객관적인 K-ESG 지표를 바탕으로 △환경 경영(E) △사회적 가치 창출(S) △지배구조 건전성 확보(G) 3가지 분야로 진행됐다. 이를 토대로 ESG 경영을 선제적으로 실천하고 지속가능한 경영 문화 확산에 기여한 1차 후보군을 선정했다. 이후 기업과 공공기관으로부터 공적서를 받아 기관별 포상 결격 사유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마지막으로 유창조(동국대), 한상만(성균관대), 김상훈(인하대) 교수 등 권위 있는 학계 인사들과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사업전략팀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서류 심사와 최종 심사를 거쳐 총 40개 기업·기관을 선정했다.
수상 기업·기관들은 업(業)의 본질에 근거한 차별화된 경영 활동으로 ESG 실천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심사평] “고객가치 극대화할 전략 있어야 생존”
유창조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유창조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첨단 기술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며 다양한 구성원 간 상호작용이 활발해지면서 참여와 협력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제 기업과 사회는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 서로 연결된 공동체로 진화하고 있고 기업은 과거 기업 단위의 경쟁에서 생태계 차원의 경쟁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 가치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네트워크에서 다양한 구성원과의 협력 모델을 구축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그리고 사회 내에서 기업의 목적은 재해석되고 있다. 과거 기업은 이윤 창출 극대화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과 모델을 치열하게 개발해 왔다. 그러나 기업과 사회가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기업은 주주의 이익만을 고려하는 경영이 아니라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사회문화적 개혁을 통해 더 좋은 세상을 구현해야 한다. 기업은 이제 경영 활동을 통해 경제적 성과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환경적 가치를 함께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한 지배구조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올해 K-ESG 위원회는 수상사들이 더 좋은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활동을 선도적으로 전개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회사들은 고객과 사회가 요구하는 기업의 새로운 소명 의식을 정립하고 구현하면서 건강한 사회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선도자가 되기 바란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