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문제, 비상사태 아닌 우리의 현실” 전날에도 “이주민 구조는 인류의 의무”
프랑스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23일(현지시간) 이주민들에게 관용을 베풀 것을 촉구했다.
BBC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프랑스 남부 도시 마르세유를 방문하는 동안 지중해 국가 주교들과 청년들이 모인 자리에서 “바다에서 목숨을 거는 자들은 침략하지 않는다”면서 “전쟁과 기아, 가난 때문에 탈출하는 많은 사람들을 합법적이고 정기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무엇보다 울려 퍼지는 고통의 외침이 있다”면서 라틴어 표현을 사용, “우리의 바다‘(mare nostrum)인 지중해를 문명의 요람에서 존엄의 무덤인 ’죽음의 바다‘(mare mortuum)로 바꾸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자리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참석했다.
이 발언은 지난주 이탈리아 최남단 작은 섬 람페두사섬에 난민이 대거 유입되면 논쟁이 재점화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지난 11~13일에만 난민 약 8500명이 보트 199척을 타고 들어왔다. 이 섬의 주민은 6000명 수준이다. 올해 이주한 난민들은 12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전날 마르세유에 도착한 교황을 영접하면서 프랑스는 이 섬에서 오는 어떤 이민자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은 22일에도 목숨을 걸고 작은 보트에 몸을 실어 지중해를 건너려는 이주민들을 구하는 것은 인류의 의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이 프랑스 제2의 도시 마르세유를 방문한 것은 500년 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마르세유에서 경제적 불평등과 기후 변화, 이주 문제를 다루는 ’지중해 회의‘ 폐막 행사에 참여했다. 교황은 마크롱 대통령과도 만났으며, 벨로드롬 경기장에서 미사를 집전한 뒤 이날 오후 로마로 돌아갈 예정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