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 ‘창백한 푸른 점’ 중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한국 사회는 갈등의 연속이다. 정치권과 세대·성별 간의 다툼은 이제 일상이 되었고, 그 결과 우리나라는 가장 지속 가능성이 낮은 국가가 되어 버렸다. 칼 세이건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인간이 특별하다는 착각을 저 작은 파란 점이 반증하고 있다고, 또 저 미미한 공간에서 우리는 사랑으로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우리 사회의 갈등도 유사한 맥락이다. 국민은 어느 나라나 여행을 떠날 수 있지만 우리 모두가 옮겨 살 수 있는 다른 나라는 없다. 이 작은 터전에서 우리는 어떻게든 아이들과 그 아이들과 함께 삶을 이어 나가야 한다. 첨예해 보이는 갈등도 한 걸음만 떨어져서 보고, 모두의 미래를 생각해서 한 걸음 양보할 수 있어야 한다.
양극단보다는 서로 협의할 수 있는 사회가 ‘창백한 푸른 점’ 속 작은 나라에 꼭 필요하다. 광대한 공간에서 작고 미미한 존재로서 우리는 서로 의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