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50대에도 ‘꽁지머리’ 김병지 “절식-운동으로 건강 유지”[이헌재의 인생홈런]

입력 | 2023-09-24 23:36:00


트레이드마크인 ‘꽁지머리’를 30년 넘게 유지하고 있는 김병지 강원FC 대표는 꾸준한 자기 관리로 건강과 활력을 유지하고 있다. 구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국 프로축구 K리그 통산 최다 경기 출전 기록(706경기) 보유자인 김병지 강원FC 대표(53)는 30년 넘게 노란색 ‘꽁지머리’를 유지하고 있다. 요즘도 3주에 한 번씩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다듬고 염색을 새로 한다. 이 헤어스타일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에 대해 ‘놀기 좋아할 것 같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그렇지만 김 대표는 누구보다 자기관리에 철저하다. 그는 선수 시절부터 지금까지 술과 담배를 전혀 입에 대지 않고 있다. 선수 땐 경기력 유지를 위해 오후 8시 이후 개인 약속도 잡지 않았다. 프로 선수 생활을 했던 24년간 그는 몸무게를 78kg으로 한결같이 유지했다. 그는 “45세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나이에도 골키퍼로서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나이를 먹을수록 빈틈을 보이지 않기 위해 더 나 자신을 채찍질했다”고 했다.

다른 선수들이 저녁 자리에 갈 때 그는 숙소에서 책을 읽었다. 요즘도 그는 책을 많이 읽는다. 출장을 갈 때도 책을 항상 갖고 다닌다. 경제 서적, 축구 대가들의 자서전, 인문학 서적, 시집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그는 “최근 일본 교세라 창립자인 이나모리 가즈오란 분이 쓴 ‘왜 일하는가’라는 책을 읽었다.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님의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라는 책도 봤다”며 “어떤 일이든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은퇴 후 축구 해설위원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등을 거친 그는 강원 대표로 일하면서 한 방송사의 축구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 중이다. ‘꽁병지TV’라는 유튜브 활동도 이어가고, 자신의 이름을 딴 ‘김병지 축구교실’도 운영한다.

바쁜 와중에도 그는 건강관리에 꾸준히 신경을 쓴다. 축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내 김수연 씨와 함께 러닝을 하고, 빠른 걸음으로 걷기도 한다. 아마추어 축구팀 ‘꽁병지’에서는 일주일에 한두 차례 공을 찬다. 체중 조절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그는 보통 아침 겸 점심과 이른 저녁으로 하루 두 끼를 먹는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가 어쩔 수 없이 과식을 할 때에는 15시간 이상 간헐적 단식을 한다. 그는 “배고픔을 최대한 즐기려 한다. 배가 고파도 곧바로 배를 채우지 않고 최대한 기다린 뒤에 조금씩 먹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구리시에 있는 한 베이커리 카페의 바깥주인이기도 하다. 아내 김 씨가 운영하는 이 카페는 그의 헤어스타일을 닮은 알파카 다섯 마리가 있어 ‘알파카 카페’로도 유명하다. 그는 “쉬는 날에는 이곳에 와서 커피를 마시면서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읽고, 알파카와 놀기도 한다. 내게는 최고의 힐링”이라고 말했다.

그의 마지막 꿈은 구단주가 되는 것이다. 그는 “당연히 힘든 일이다. 하지만 대학도 못 간 내가 직장인 팀을 거쳐 프로 선수가 돼 오랫동안 뛰지 않았나. 목표와 꿈이 있었기에 이뤄진 것”이라며 “축구가 내게 준 은혜가 너무 많아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구단주가 돼 축구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