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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바이오 기업 직접 와서 보니 꿈 더 커졌어요”

입력 | 2023-09-25 03:00:00

‘대한민국 청소년 바이오아카데미’ 학생 800여 명 참가해 성황리 마쳐
글로벌 바이오 기업 생산과정 견학… 실제 의약품 생산 과정 보며 흥미
석학이 들려주는 바이오의 미래… 강의 후 수준 높은 질문 이어져
대학 방문해 생쥐 이용한 실험도… 학교서 배운 내용 심층 학습 기회



16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인천글로벌캠퍼스 겐트대에서 열린 실험실습을 마친 뒤 ‘2023 대한민국 청소년 바이오 아카데미’ 인증서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는 참가 청소년들. 최승훈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653@donga.com


“미생물을 키우는 과정을 뜻하는 단어는 무엇일까요.”

23일 오후 인천 송도국제도시 BT센터. 글로벌 바이오기업인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의 바이오 프로세스 디자인 센터(BDC)에서 안내를 맡은 직원이 질문을 던졌다. 한 학생이 ‘배양’이란 정답을 내놓자 미리 준비한 선물이 전달되면서 긴장했던 학생들 표정이 조금씩 풀렸다.

충북 청주시에서 온 류진성 군(14·옥산중 2학년)은 “연간 매출 50조 원이 넘는 생명과학 분야의 세계적 기업을 직접 방문할 기회를 얻어 기쁘다”며 “미생물 분리, 배양 및 정제까지 모든 공정 솔루션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 “세계 바이오 산업 흐름 눈으로 확인”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동아일보, 채널A가 공동 주최한 ‘2023 대한민국 청소년 바이오 아카데미’가 16∼17일(1주차), 23∼24일(2주차) 일정을 성황리에 마쳤다. 전국에서 인천 송도국제도시 바이오 클러스터를 찾은 학생 800여 명은 “글로벌 바이오 기업을 직접 둘러보고 세계 바이오 산업의 흐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글로벌 기업을 견학한 학생들은 실제 의약품이 생산되고 세포 배양이 이뤄지는 시설 등을 눈으로 확인하고 탄성을 감추지 못했다.

셀트리온을 방문한 이은솔 양(18·인천 미래생활고 3학년)은 “생각했던 것보다 시설이 거대하면서도 매우 세밀화된 공정이 이뤄지고 있어 놀랐다”며 “이론뿐 아니라 실제 의약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둘러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23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BT센터에 있는 글로벌 바이오기업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의 바이오 프로세스디자인센터(BDC)를 방문한 학생들이 메신저리보핵산(mRNA) 등 다양한 백신 생산 공정을 둘러보고 있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신약 개발 전문 기업 보로노이를 방문한 학생들은 신약 개발이 이뤄지는 연구소를 돌아보면서 데옥시리보핵산(DNA)을 세포 안에 넣는 과정 등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민홍진 찰스리버 래보래토리즈 코리아 대표는 휴일에도 출근해 바이오 꿈나무들의 질문에 직접 답했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을 방문한 학생 34명은 고분자 첨단 기술 기반 바이오의약품의 연구, 생산이 이뤄지는 현장을 둘러봤다.



● “수준 높은 질문에 학생들 열정 느껴”
강사로 나선 세계적 석학들은 강의가 끝난 후 끊임없이 이어지는 학생들의 질문에 감탄하면서 “수준 높은 질문을 통해 생명과학 분야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참가한 신소희 양(11·공진초 5학년)은 “이민섭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 회장의 강의가 흥미롭고 재미있었다”며 “유전자 분석을 통해 암 등 인류가 극복해야 할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듣고 관련 학문을 공부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주차 강의에서 “인공지능(AI) 유전체학(Genomics)을 통해 정밀 의료 시대가 열리고 있으며 이를 통해 노화를 극복하는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2주차인 23일에는 화학 분야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는 서울대 화학부 석차옥 교수가 강사로 나서 ‘생명과 분자, 데이터로부터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참가 학생들은 석 교수에게 단백질의 3차원(3D) 구조를 예측하는 AI ‘알파폴드’에 대해 묻는 등 수준 높은 질문을 다수 던졌다.

올해 강사진에는 생명공학 분야를 이끄는 겐트대 교수들도 합류했다. 웨슬리 드 네브, 쇼단 라오, 막달레나 라드반스카, 스테판 마게즈 교수는 ‘바이오 데이터 사이언스’, ‘바이오 머신 러닝’, ‘백신을 통한 면역체계 활성화’ 등 최첨단 바이오 인포매틱 산업의 흐름 등을 강의해 큰 호응을 얻었다.

학부모 이현정 씨(46)는 “아이가 평소 제약 분야에 관심이 많아 약대 진학을 꿈꾸는데 바이오 분야에 대한 시각이 한층 넓어진 것 같다”며 “관심 분야를 더 깊이 공부할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 생쥐 등 이용한 실험실습도 진행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각 대학에선 다양한 실험실습도 진행됐다.

연세대 약대 민도식 교수는 암세포가 어느 정도 독성을 가졌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을 학생들과 열정적으로 진행했다. 이 실험에 참여한 김민지 양(18·전주대 부설 국제영재아카데미 12학년)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더 심층적으로 배우고 실험까지 할 수 있어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인하대에선 생명공학과 학과장인 백종윤 교수 등 교수 5명이 실험실습을 함께 진행했다. 가천대 이길여 암당뇨연구원 노형준 실장은 생쥐를 이용한 실험을 직접 시현하며 흥미를 자아냈고, 인천대 생명공학부 송광훈 교수도 참가 학생들과 함께 실험실습을 진행했다.

행사를 공동 주최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김진용 청장은 현장을 찾아 참가 학생들을 격려했다. 김 청장은 인사말에서 “바이오 산업에 대한 열정으로 모인 청소년들이 전문가 강의, 기업 방문 등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얻어가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송도가 바이오 분야 젊은 인재들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바이오 혁신’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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