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게임 이색종목들 “우리도 뛴다” 게이머 이상혁 입국때 인산인해 바둑-체스-샹치 치열한 두뇌 싸움 세팍타크로-카바디도 눈길 끌어
e스포츠 티켓값, 61개 종목 중 최고… 추첨해 판매 e스포츠는 24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에서 열린 FC 온라인(옛 FIFA 온라인 4), 펜타스톰 경기를 통해 아시안게임 데뷔전을 치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61개 정식 종목 가운데 입장권 가격이 가장 비싼 종목이 e스포츠다. 세부 종목에 따라 200∼400위안(약 3만6000∼7만3000원)부터 시작하며 그마저 추첨에서 뽑혀야 표를 살 수 있다. 항저우=뉴스1
‘페이커’ 이상혁(27·T1)이 중국 항저우에 도착한 22일 샤오산 국제공항 입국 게이트 앞에는 말 그대로 ‘인(人)의 장벽’이 들어섰다. 이상혁이 문을 열고 입국장에 들어서자 팬들은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소리를 지르며 그 자리에서 그대로 쓰러진 팬도 있었다. 팬들이 취재진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제대로 인터뷰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상혁은 “이번 아시안게임 e스포츠에서 꼭 금메달을 딸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짧게 전한 뒤 서둘러 공항을 빠져나갔다.
e스포츠가 주요 국제대회에서 정식종목이 된 건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처음이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시범종목으로 아시안게임 신고식을 치른 e스포츠는 24일 열린 FC 온라인(옛 FIFA 온라인 4), 펜타스톰 예선전을 통해 정식종목으로 데뷔했다. 이번 대회 e스포츠에는 금메달이 총 7개 걸려 있다. 한국은 이상혁 등이 출전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롤) 초대 챔피언에 도전한다.
브레이킹도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안게임 데뷔전을 치른다. 브레이킹은 가로세로 각 8m 정사각형 무대에서 댄서 두 명이 무작위로 선택한 음악에 맞춰 60초 동안 번갈아 가며 춤 기술 등을 선보인 뒤 심사위원 평가를 통해 승자를 가린다. 한국은 ‘윙’ 김헌우(36·진조크루)와 ‘프레시 벨라’ 전지예(24)가 남녀 챔피언 등극을 노린다. e스포츠와 달리 브레이킹은 내년 파리 올림픽 정식종목이기도 하다.
바둑은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부활했다. 한국 바둑 대표팀은 이번 대회 금메달 4개를 싹쓸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은 광저우 대회 때도 바둑 금메달 3개를 모두 쓸어 담았다. 또 카드 게임 콘트랙트 브리지와 인도가 종주국인 체스 그리고 중국식 장기인 샹치(象棋)도 이번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다.
용(龍) 모양 배를 타고 경주를 벌이는 드래건보트(용선)도 2010년 광저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배구와 족구를 합친 세팍타크로, 실내 라켓 스포츠 스쿼시, ‘오징어 놀이’와 비슷한 인도 전통 스포츠 카바디, 야구와 먼 친척뻘인 크리켓에도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걸려 있다. 가라테, 주짓수, 쿠라시를 한데 묶은 마셜아츠도 올림픽 때는 볼 수 없는 아시안게임 종목이다. 중국 전통 무술인 우슈에는 금메달 15개가 걸려 있다. 또 테니스 하위 종목인 소프트테니스(정구)도 올림픽에서는 볼 수 없는 종목이다. 올림픽에서는 스케이트보딩만 정식종목인 반면 아시안게임에서는 롤러스케이팅도 정식종목이다.
볼링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빠졌다. 볼링은 한국이 금메달 33개로 역대 아시안게임 종목 순위 1위를 지키고 있는 종목이다. 서핑은 2021년 도쿄 대회 때부터 올림픽 정식종목이 됐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아직 서핑 경기를 치른 적이 없다. 여름올림픽 정식종목이 아시안게임에서 빠진 건 서핑이 처음이다.
항저우=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