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 강완진, 韓선수단 대회 첫 금메달, 세계선수권 등 4개 대회 그랜드슬램 “아킬레스건 파열 트라우마 이겨내” 차예은, 품새 입문 5년만에 亞정상… 대회 1년 연기로 재도전, 기회 잡아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품새 남녀 개인전에서 동반 금메달을 차지한 강완진(왼쪽)과 차예은. 항저우=뉴시스
이번에도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종목은 ‘태권도 품새’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 이틀째인 24일 태권도 품새에서 한국 선수단의 대회 첫 금메달이 나왔다. 한국은 남녀 개인전 동반 우승으로 품새 종목에 걸린 금메달 2개를 모두 챙기면서 태권도 종주국의 이름값을 했다.
강완진(25)은 24일 중국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태권도 품새 남자부 결승전에서 대만의 마윈중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강완진은 이번 대회 39개 종목에 참가한 총 1140명의 한국 선수 중 첫 번째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한국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도 품새에서 첫 금메달이 나왔었다. 당시 강민성(25)이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었다.
강완진은 한국 태권도 품새를 대표하는 간판이지만 부상으로 한때 힘든 시기를 보냈다. 강완진은 2021년 2월 왼쪽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수술 후 재활을 거쳐 9개월 만인 그해 11월에 복귀했다. 이듬해 4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와 6월 아시아선수권 개인전에서 잇달아 정상에 오르며 건재함을 알렸다. 강완진은 “아킬레스건이 완전히 파열된 큰 부상이어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아, 끝났구나’ 싶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면서 “트라우마가 남아있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결과를 낸 덕에 위안이 되고 이제는 잊어버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또 “부상당하고 나서 어머니께 성질을 많이 부렸다. 죄송하다”며 “이 금메달로 조금이라도 효도를 한 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완진은 이번 대회 금메달로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 개인전에서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유니버시아드에선 2019년과 2023년 두 차례 정상을 차지했다. 강완진은 “작년에 리오넬 메시가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걸 보고서 나도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나도 메시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그렇게 되기를 꿈꿔 왔다”고 했다.
날아오른 차예은 태권도 품새 국가대표 차예은(22)이 24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부 개인전 결승에서 일본의 니와 유이코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사진은 이날 차예은의 대회 4강전 경기 모습. 항저우=뉴스1
태권도 품새는 선수가 가로세로 각 12m 경기장에서 동작 경연을 벌이는 종목이다. 8강까지는 제1, 2경기 모두 공인품새를, 준결승부터 1경기 공인품새, 2경기 자유품새로 경연한다. 공인품새는 1분 30초, 자유품새는 1분 40초 이내다.
항저우=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