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회담서 먼저 ‘방한’ 꺼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성사 가능성
정부 고위 관계자는 23일 현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먼저 방한 문제를 말한 것과 관련해 “본인이 먼저 방한할 차례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두 차례 방중했지만 시 주석은 방한하지 않았다. 시 주석의 마지막 방한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7월이다. 시 주석은 한국이 연내 개최를 목표로 추진 중인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 대해선 “적절한 시기에 개최를 환영한다”고 전했다. 중국은 통상 한중일 정상회의에는 총리를 참석시켜 왔다. 시 주석이 3국 정상회의 개최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3국 정상회의 이후 시 주석의 방한까지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 “시진핑, 방한 先언급 의미있는 신호… 中과 협의 추진”
韓총리-시진핑 회담
시, 한중일 정상회의도 긍정 반응
3국 회의 성사땐 본격 방한 논의
시, 한중일 정상회의도 긍정 반응
3국 회의 성사땐 본격 방한 논의
한덕수 국무총리(왼쪽)가 23일 중국 항저우 저장성 시후 국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현지 브리핑에서 “(이번 면담은) 한중 관계가 잘 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준 기회”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일중 정상회의를 하면 3자 회담뿐만 아니라 양자 회담도 따로 한다”면서 “그 이후 시 주석의 방한으로 이어져 가는 연결고리를 만들어 가는 의미가 있다”고도 했다. 연내 개최를 목표로 협의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 방한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미일 결속 강화를 막기 위해 중국이 오히려 한국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는 현 상황도 우리 입장에선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그런 만큼 시 주석의 방한 역시 우리가 재촉할 필요도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먼저 시 주석 방한에 목매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는 상호 존중이라는 우리 정부의 대중 외교 원칙과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앞서 7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 리창(李强) 총리 간 회담도 중국 측 요청에 따라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23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차 방중한 각국 지도자급 인사들과 환영 오찬을 가진 가운데 오찬장에 입장하면서 한 총리에게 항저우까지 걸린 시간을 물었다. 이에 한 총리가 “1시간 30분 정도”라고 답하자 “양국이 가까운 나라구나”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이번 한중 양자 면담에선 북-러 정상회담이나 군사협력 등에 대한 중국의 입장 설명 등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