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발탁된 윤동희. ⓒ News1
“아버지가 3할을 맞추고 가야지 하시더라.”
대표팀 소집을 단 하루 앞두고 승선이 확정된 윤동희(20·롯데 자이언츠)가 이렇게 말했다.
소집 직전 열린 경기에서 5타수 3안타의 맹타를 친 윤동희는 시즌 타율 0.296로 아버지의 ‘기대’를 충족시키진 못했다.
지난해 롯데에 3라운드(24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윤동희는 데뷔 첫해 4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러다 2년차인 올해부터 두각을 드러내며 1군에서도 많은 경기에 나섰다. 장타력을 갖추진 않았으나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 수비 능력 등이 어우러지며 시즌 초반 롯데의 상승세에 한몫을 했다.
대표팀 발탁까지는 곡절이 많았다. 지난 6월 처음 발표된 아시안게임 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윤동희는 이정후(키움)가 부상으로 낙마한 이후 같은 팀의 김민석(롯데), 김현준(삼성) 등과 함께 대체선수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대표팀에 귀한 우타자라는 점이 윤동희만의 장점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정후의 대체자로는 결국 김성윤(삼성)이 발탁됐고, 그대로 아시안게임 출전은 불발되는 듯 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이에 대해 “외야수가 3명 뿐이라 안팎으로 걱정들이 많았다”면서 “마지막 순간에 보니 윤동희의 성적이 좋아 외야수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소집 하루 전 소식을 들은 윤동희는 23일 첫 대표팀 훈련에서 유니폼도 받지 못했다. 등번호가 없는 대표팀 유니폼 샘플을 착용했다가, 이후 본인이 가지고 있던 작년 U23 대표팀 유니폼을 임시로 착용했다.
그는 “신선하게 시작할 수 있어서 좋다. 롯데 언더 셔츠에 마킹이 없는 대표팀 옷을 입고 훈련하는 경험을 언제 해보겠나”며 웃었다.
대표팀으로 건너오기 전엔 동료들의 많은 축하를 받았다고. 특히 안권수(30)는 자신의 등번호가 적힌 장갑을 윤동희에게 건내주기도 했다.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 뉴스1 DB
재일교포인 안권수는 올 시즌이 끝난 뒤 일본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윤동희가 합류한 대표팀은 외야수가 4명이 되면서 김혜성(키움), 김지찬(삼성) 등의 ‘외야 알바’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됐다.
윤동희는 이정후의 빈 자리인 중견수 자리도 잘 소화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롯데에선 주로 우익수로 출전하고 있다.
윤동희는 “외야수로 처음 전향했을 때 포지션이 외야수였다”면서 “중견수도 맡겨주시면 잘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