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이어진 도피생활 끝에 지난 1월 체포된 이탈리아 마피아 두목 마테오 메시나 데나로가 25일(현지시간) 수감 도중 사망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체포 전 대장암 판정을 받았던 메시나 데나로는 이탈리아 중부의 라퀼라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이어오던 도중 건강이 악화돼 지난달 지역 병원의 수감자 병동으로 이송됐다.
병동에서 치료를 받던 메시나 데나로는 지난 주말 혼수상태에 빠졌다. 의료진은 상태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악화한 것으로 보고 연명치료를 중단했다. 이에 그는 며칠을 버티지 못하고 이날 61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이듬해에는 로마, 피렌체, 밀라노에서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탄 테러의 배후로 지목됐다. 전향한 마피아 조직원이 자신들의 범행을 입증할 증거를 경찰에 제출하려고 하자 그의 아들 주세페 디 마테오(12)를 2년간 납치한 뒤 살해하도록 지시했다.
메시나 데나로의 잔혹한 범행이 계속되자 이탈리아 당국은 시칠리아 일대에서 활동한 마피아 일당을 대대적으로 검거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메시나 데나로는 30년간 수사 당국의 눈을 속이며 도피 생활을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 1월 메시나 데나로는 시칠리아섬의 주도 팔레르모의 사설 의원에서 신분을 위조해 통원 치료를 받던 도중 체포됐다. 이탈리아 언론이 입수한 의료기록에는 그가 2020년과 2022년 두차례 대장암 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왔다.
경찰은 메시나 데나로의 의료기관 방문과 관련한 어떠한 내용도 공개하지 않았다. 당시 현지 언론들은 메시나 데나로를 수년간 끈질기게 추적한 수사 당국이 그가 가족·지인과 나눈 통화를 도청한 결과 암 발병 사실을 간파해 시칠리아 일대 여러 사설 의원에서 잠복 수사를 벌여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