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4일(현지시간) 오전 8시 52분 베누 샘플을 실은 캡슐이 미국 유타주 공군 시험 및 훈련장(UTTR)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샘플을 싣고 온 NASA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는 2016년 지구를 출발해 7년 만에 지구 근처로 되돌아왔다. 상공 약 10만km에서 캡슐을 떨어뜨린 뒤 다시 또 다른 소행성인 아포피스로 이동했다. 아포피스에는 2029년 도달할 예정이다.
캡슐에 담긴 베누의 토양 샘플은 그간 인류가 소행성에서 가져온 표본 중 가장 많은 양이다. 연구진들은 종이컵 한 컵 정도의 ‘넉넉한’ 샘플에서 초기 지구와 생명체의 탄생에 대한 비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베누가 생명체를 구성하는 기본 원소인 탄소로 이뤄진 탄소질 소행성이기 때문이다. 이번 임무에 참여한 카일 그리핀 록히드마틴 상업민간우주 담당 부사장은 “이번 샘플은 기념비적이며, 과학자들은 태양계의 초기 역사가 담긴 타임 캡슐을 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베누 샘플은 UTTR 내 임시 클린룸에 운반돼 보관되고 있다. 샘플의 75%는 향후 미래의 과학자들이 분석할 수 있도록 남겨두고, 나머지 샘플은 NASA, JAXA, 캐나다 우주국 등에서 분석될 예정이다. NASA는 샘플의 정확한 무게와 주요 특징 등은 10월 중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7월~12월)는 소행성 임무가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10월 5일에는 NASA가 ‘보물 소행성’으로 불리는 ‘16프시케’ 탐사선을 발사한다. 프시케는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 벨트에 있으며, 금, 철, 니켈과 같은 희귀 광물로 이뤄져 있다. 지구에서 약 3억7000만km로 2029년 8월에 16프시케에 도달할 예정이다. 2021년 발사된 NASA의 소행성 탐사선 ‘루시’는 11월 1일 소행성 ‘딘키네시’ 시작으로 목성 근처의 소행성 8개를 12년간 차례로 관측할 예정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