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 25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식 개최 2040년까지 213조 투입…경제성장률 연평균 0.3%p 증가 북부 일자리 연간 6만 명…비수도권도 동반성장 26일 행안부 찾아 ‘주민투표 실시’ 공식 요청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5일 오전 경기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식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를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행정적으로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만들고, 경제적으로는 북부 재개발을 추진하겠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5일 경기 의정부시 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식’ 자리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그동안 묶여있던 경기 북부 성장잠재력을 깨우고 대한민국의 신(新)성장을 이끌겠다”라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깨우다! 대한민국 성장잠재력,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발표했다.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통해 2040년까지 17년간 213조 5000억 원의 투자와 민간 자본을 유치하겠다고 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첫 행정절차로, 26일 행정안전부에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및 주민투표 실시’를 공식 요청할 예정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5일 오전 경기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식에서 문희상 민관합동추진위원,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그는 “특별자치도 설치와 대개발(大開發)의 방향은 같다”라고 언급한 뒤 “오랫동안 경기 북부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었던 규제를 완화하고, 성장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투자를 유도해서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성장 잠재력을 갖춘 경기 북부의 발전을 위한 쌍두마차”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기 침체에 들어선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신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라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는 단순히 경기 남부와 북부를 나누는 분도를 훨씬 뛰어넘는다. 대한민국 경제에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대한민국 경제성장률 연평균 0.31%p 증가’ 목표 달성을 위해 △3-Zone △9대 벨트 △경기 북부 시군 인프라 확충 등 3대 전략도 제안했다.
‘3-Zone’은 혁신 촉발을 위한 산업을 높은 밀도로 고도화하는 클러스터 조성 전략이다. 콘텐츠미디어 존(CMZ)은 경기 서북부를 콘텐츠‧방송미디어 산업으로 특화하면서 전시‧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쟁력을 고도화한다. 이를 위해 고양 JDS(장항, 대화, 송산‧송포동)지구 및 영상문화단지, 고양테크노밸리, 파주 출판단지와 연계하며, 킨텍스 제3전시장도 건립을 추진한다.
평화 경제 존(DMZ)은 평화경제특구‧기회 발전 특구를 구체화하면서 통일 대비 평화 거점으로 조성한다. 군수용 드론 산업 생태계 구축, DMZ와 주상절리 등 자연환경과 생태자원을 연계한 체류형 관광지를 만든다.
에코 의료 존(EMZ)은 기후‧환경 보전과 함께 IT‧바이오헬스 등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푸드테크 산업을 육성한다. 연천, 고양, 파주, 남양주, 의정부로 이어지는 바이오클러스터와 구리‧가평 푸드테크 집적지가 대표적이다.
3-Zone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지역에 맞도록 9대 전략산업 벨트로 세분화하는 ‘9대 벨트’는 파주 디스플레이단지, 의정부 바이오 첨단 의료단지, 가평 탄소중립 관광 시범지구, 고양‧김포 가상현실‧증강현실 및 메타버스 콘텐츠 플랫폼, 포천 드론 특구, 김포 스마트 친환경도시 등 주요 사업들이 포함됐다.
인프라도 대거 확충한다. 도로 분야에서는 격자형 도로망 구축, 핵심 도로망 집중 지원,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조기 준공을 추진한다. 서울-연천·동서 10축 고속도로와 포천-철원 고속도로 조기 착공, 양평-설악 고속도로 반영 등 국가 고속도로망 구축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수도권 제1.5순환고속도로(경기 북부 광역 고속화도로) 건설과 광덕터널, 동막~개야 도로 등 강원권을 연결하는 교류 협력 도로 건설에 따라 사통팔달의 도로망을 만든다.
철도 분야에서는 순환철도망 구축 및 GTX A‧B‧C 연장 및 D‧E‧F 신설을 계속 추진하고 통일시대를 대비해 북한까지 연결할 수 있도록 KTX, SRT 같은 국가 고속철도를 파주, 연천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도는 2040년까지 17년간 인프라 43조 5000억 원, 기업투자유치 170조 원 등 모두 213조 5000억 원을 투자한다.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설치되고 2040년까지 투자가 예정대로 추진된다면 대한민국 연평균 성장률이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없을 때보다 0.31%p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기연구원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대한민국 국내총생산(GDP) 예측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없이는 2023년 GDP 1997조 8000억 원에서 2040년 2633조 5200억 원으로 연평균 1.64% 성장한다. 그러나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설치돼 성장 엔진으로 작동한다면, 2040년 2772조 9400억 원으로 연평균 1.95% 성장해 성장률은 더 높아진다.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통해 연평균 98조 1600억 원이 추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한민국 평균 GDP의 4.16%에 해당한다. 또 연관 사업 파급효과 등을 통해 비수도권의 동반 성장도 가능하다고 했다.
김 지사는 이날 경기 북부의 미래 변화상을 4개 부문으로 나눠 제시했는데, 2040년뿐만 아니라 민선 8기까지도 함께 명시해 임기 내 구체화할 생각이다.
우선 ‘1시간 빨리! 길 위의 시간은 줄이고 삶의 여유를 드리겠습니다’라며 고속도로 나들목 접근 거리를 현재 10.8km에서 민선 8기에 10.2km, 2040년에 8km로 줄이고, 서울 도심 통행시간도 1시간 30분에서 민선 8기에 1시간 15분, 2040년에 30분으로 줄인다는 내용을 제시했다.
또 △해마다 6만 개! 미래 산업을 이끌 일자리 조성 △일, 집, 쉼! 행복의 조건을 갖춘 살고 싶은 곳 조성 △생태관광 자원 개발! 세계적인 명소 조성 등 일자리, 교육시설 확충,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등의 변화 지표도 정리했다.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가운데)이 25일 오전 경기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공
김 지사는 26일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과 함께 정부서울청사에서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을 만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및 주민투표 실시’를 공식 요청할 예정이다.
국회 행안위에 계류 중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 3건이 21대 국회 임기 만료 전 통과할 수 있도록 내년 2월까지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관련 특별법 제정과 출범 준비 기간을 고려할 때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법적 선결 요건인 주민투표가 이뤄져야 21대 국회 임기 내에서 특별법 제정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