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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컨설팅]똑똑한 전략으로 채권도 분산 투자해야

입력 | 2023-09-26 03:00:00

추가 금리인상 둔화 전망에
채권 재테크 관심 높아져
듀레이션, 크레디트, 소버린 고려해
투자 자산 배분 전략 필요



김봉학 신한PWM강남센터 PB팀장


Q. 평생 주식 투자만 경험해온 A 씨는 최근 주변으로부터 채권 투자를 권유받았다. 채권이 주식에 비해 안전할 것 같아 관심을 가져보려 하는데 어떤 기업의 채권에 투자하고 어떤 전략으로 채권을 매수, 매도해야 할지 궁금하다.



A. 미국 기준금리가 지난해 3월부터 꾸준히 인상돼 7월 연 5.5%를 기록한 후,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의 폭이 점차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와 채권 가격은 역(逆)의 상관관계에 있다. 그동안 높아진 기준금리 수준에 비해 채권 가격은 반대로 많이 낮아진 상황이다. 앞으로는 이 채권 가격이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에 시장 참여자들이 채권 투자에 다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채권에 투자하기에 앞서 모든 채권이 주식보다 안전할지부터 판단해 보자. 채권도 분명한 투자 위험 요인이 있으며 주식 못지않게 변동성이 큰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채권에 대한 위험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해야 할까. 그 위험의 판단 기준은 듀레이션(duration), 크레디트(credit), 소버린(sovereign) 등 세 가지다.

우선, 듀레이션이란 채권에 투자한 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한 값이다. 이 수치가 클수록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커진다고 볼 수 있다. 채무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원금을 다시 회수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채무불이행 위험이 높아지는 것과 같은 의미다.

그리고 크레디트란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의 신용등급을 뜻한다.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일수록 채무불이행 위험이 높으며, 위험 부담에 따른 수익률(금리)도 그만큼 높아진다. 국내외 신용평가사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AAA∼BBB까지를 투자 등급, BB∼D등급을 투기 등급으로 각각 분류하는 편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채권 발행 기업의 신용이 어떤지를 등급으로 평가해주고, 투자자들은 이를 참고해 좀 더 객관적인 채권 투자를 도모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버린은 채권 발행과 관련된 해당 국가의 부도 위험, 즉 투자 대상의 국가에 대한 평가를 의미한다. 높은 경제성장률, 적정 수준의 채무, 안정적인 통화, 효율적인 조세 시스템, 향후 성장과 발전을 지속할 수 있는 인구 구조 등이 주된 평가 요소다. 이 소버린 위험도는 인도, 러시아, 브라질, 중국 등의 신흥국이 미국 같은 선진국에 비해 더 높다. 따라서 투자하려는 채권의 국가가 신흥국인지 선진국인지에 따라 위험이 상이하다고 볼 수 있다. 해외 채권에 투자할 경우 환율 변동에 따른 환 리스크도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

요약하자면 듀레이션이 길고 신용등급이 낮으면서, 신흥국 시장에서 발행된 채권일수록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이런 경우에는 비록 채권이라 하더라도 주식만큼이나 위험한 투자자산이라 봐도 무방하다.

이 같은 위험 요인들을 감안해 채권 투자를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선 포트폴리오를 꾸려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서 주로 활용되는 핵심위성(core-satellite) 전략을 채권 투자에서도 응용해보길 권한다. 이 전략은 시장 수익률을 무난히 따라갈 수 있는 중심 상품을 포트폴리오의 핵심(core)으로 두고,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을 위성(satellite) 자산으로 두는 콘셉트다. 안전한 금리 수익을 기반에 두면서 금리 대비 높은 알파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고객이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 성향을 갖고 있다면, 듀레이션이 짧고 신용등급이 우량하며 소버린 위험이 낮은 단기 국채를 핵심 자산으로 구성하면 좋다. 그리고 투자 등급(AAA∼BBB) 회사채와 장기 듀레이션의 채권을 추가로 편입해 위성 자산을 편입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지닌 고객은 이와 반대로 채권 포트폴리오를 꾸리면 된다. 투자 등급의 회사채를 핵심 자산으로 두고, 선진국 하이일드 채권(BBB등급 미만의 낮은 신용등급)이나 미 국채 등으로 위성자산을 구성해 분산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채권 투자에서도 투자의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 특히 최근 채권 시장이 미국 금리의 변동성 확대로 위험이 전반적으로 커져 있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이런 점을 고려해 핵심위성 전략 중 위험 자산에 해당하는 고수익, 고위험 채권 투자의 경우 분할 매수를 통해 투자 시점을 좀 더 분산시킨다면 좋을 것이다.



김봉학 신한PWM강남센터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