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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니제르서 軍-외교관 철수”… 아프리카서 점점 밀려나

입력 | 2023-09-26 03:00:00

서방, 사하라 남부지역 영향력 퇴조
NYT “아프리카 美-佛 시대 끝나”



2021년 7월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 주둔 중인 프랑스 군인들이 자국산 미라주 전투기를 보수하고 있다. 니아메=AP 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4일 프랑스가 식민지배했던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군대와 외교관을 연말까지 철수한다고 밝혔다. 니제르 군부가 7월 26일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주니제르 프랑스대사에게 추방 명령을 내리고 프랑스군 철수를 요구하며 양국 갈등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아프리카 사헬 지역(사하라 사막 남쪽 지역)에서 서방의 영향력이 쇠락하는 분기점이 될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방송 TF1, LCI와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프랑사프리크’는 없다. 쿠데타가 일어나도 우리는 개입하지 않는다”며 군부에 억류된 모하메드 바줌 니제르 대통령에게 철수 방침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프랑사프리크’는 프랑스와 아프리카의 합성어로 양 지역 간 긴밀한 관계를 뜻하는 용어다.

프랑스는 니제르에 7월 쿠데타 이후 약 1500명의 병력을 주둔시켰는데, 이는 민주적 절차로 선출된 바줌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마크롱 대통령은 설명했다. 하지만 니제르 군부는 프랑스군 철수를 요구하며 프랑스와 대립했다. 양국 갈등이 고조되며 이달 초 마크롱 대통령은 외교관들이 대사관에 숨어 겨우 버티고 있다고 주장했다.

니제르 군부는 이번 프랑스 정부의 발표에 “제국주의 세력과 신(新)식민주의 세력은 우리 국토에서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프랑스의 철군 결정에 대해 아넬리스 버나드 전 미국 국무부 자문은 “사헬 지역에서 프랑스와 미국의 시대가 종료됐음을 알리는 시작점”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에 밝혔다. 프랑스는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던 부르키나파소, 차드, 말리, 니제르 등 사헬 지역 국가에 테러 단체 진압 등을 명분으로 최대 5100명의 군대를 주둔시켰으나 최근 현지 정권과의 갈등으로 영향력이 쇠락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