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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엔 지팡이 왼손엔 우산 든 이재명…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

입력 | 2023-09-26 10:58: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백현동 개발 특혜 및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9.26/뉴스1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영장실질심사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보다 3분 늦은 10시3분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서문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오전 8시29분께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출발했으나, 출근길 교통체증 탓인지 예상보다 도착시간이 예상시간보다 20여분 늦었다.

검은색 카니발 차량에서 혼자 내린 이 대표는 넥타이는 매지 않은 상태로 흰 셔츠에 네이비색 정장을 갖춰입고 검은색의 구두를 신었다. 갈색 머리 사이 하얗게 센 머리가 성성했다.

수행원에게서 우산을 건네받아 왼손으로 든 채 오른손으로 지팡이를 짚고 비틀비틀 느린 걸음으로 법원으로 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백현동 개발 특혜 및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9.26/뉴스1

이 대표는 “영장심사를 받게 됐는데 한말씀 부탁드린다”,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 대해어떻게 방어하실 건가요”, “김인섭씨랑 마지막으로 연락한 게 언제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표정 변화 없이 입을 굳게 닫은 채 아무런 대답 없이 법원 청사에 입장했다.

이날 법원이 엄격하게 출입을 통제해 평상시 쉽게 볼 수 있었던 지지자들의 응원 및 반대파들의 고함 소리가 들리지 않고, 질문하는 취재진의 목소리와 카메라 플래시 소리만 들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 도착한 이 대표는 321호 법정으로 향하는 도중 거동이 불편한지 크게 휘청이기도 했다. 이후 이 대표는 법원 관계자들과 변호사의 부축을 받고 심사가 열리는 321호로 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거물급 인사들도 321호 법정에서 명운이 갈렸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비서관과 공모해 2014년 4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백현동 개발 사업 관련 민간업자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에게 특혜를 제공한 혐의 및 쌍방울그룹 김성태 회장에게 북한에 500만달러, 방북비용 300만달러를 대납하게 한 혐의, 검사 사칭 사건 관련 위증교사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대표의 구속 여부는 27일 새벽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사안이 여럿인데다 양측의 공방이 예상되는만큼 이 대표의 구속심사가 역대 최장 심사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까지 최장 영장심사 기록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당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10시간5분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