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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 등장한 ‘소수정예’ 北 응원단…다가가면 묵묵부답

입력 | 2023-09-26 15:25:00


북한 선수단 6명이 26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아쿠아틱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여자 자유형 100m 예선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2023.9.26/뉴스1 ⓒ News1

2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아쿠아틱 스포츠 아레나의 관중석 한 쪽에 ‘대형 인공기’가 걸렸다. 그 앞에는 6명의 북한 응원단이 자리를 잡았다.

경영 종목이 지난 24일부터 시작한 이래 경기장에 처음 모습을 보인 북한 응원단이었다.

그동안 북한 선수단이 출전한 남자축구, 유도 등이 열린 경기장에 북한 응원단과 선수단이 관중석에 앉아 있었지만 수영장에서는 북한과 관련된 것을 찾기 어려웠다.

24일과 25일에는 북한 선수와 임원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인공기도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가맹국 국기와 함께 게양된 것이 유일했다.

북한 선수단이 26일 여자 자유형 100m 예선 경기가 열린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아쿠아틱 스포츠 아레나 관중석에 모습을 나타냈다. 2023.9.26/뉴스1 ⓒ News1

그러나 경영 셋째 날에 북한 수영 선수가 출전하면서 인공기를 든 북한 사람들이 수영장을 찾았다.

북한은 이번 항저우 대회에서 박미성과 리혜경, 2명의 여자 수영 선수를 파견했다. 그리고 박미성이 먼저 이날 여자 자유형 100m 예선에 참가했다.

박미성을 응원하러 온 이들은 선수단을 위해 마련된 좌석에 자리했다. 공교롭게 그들 바로 앞의 좌석에는 태극기를 걸려 있어 눈길을 끌었다.

북한 응원단의 규모는 작았다. 북한 선수 및 임원 6명이 자리해 손에 든 작은 인공기를 흔들었다. 이들은 박미성이 역영할 때 목청껏 힘을 내라고 외쳤다. 한 남성은 핸드폰을 들고 박미성이 물살을 가르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기도 했다.

북한의 소수정예 응원단이 힘을 불어넣었지만 박미성의 기록은 58초79로 부진했다. 54초27로 예선 전체 1위를 차지한 홍콩 선수에 4초52나 뒤졌다. 공동 18위에 그친 박미성은 결선 진출에 실패, 첫 경기를 마무리했다.

관중석에 있던 북한 선수단도 재빠르게 짐을 싸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26일 오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여자 자유형 100m 예선전에서 북한 박미성이 경기 결과에 낙담해 고개를 숙인 채 떠나고 있다. 박미성은 이날 예선전에서 18위에 머물러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2023.9.26/뉴스1 ⓒ News1

경기 후 박미성과 북한 측은 한국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입을 꾹 다물었다. 과거 국제 대회에서 만난 북한 관계자들이 침묵해도 미소로 답을 대신했던 것과 다르게 이번 대회에서 만나는 북한 선수단은 하나같이 어두운 표정이었다.

북한 선수단은 의무적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해야 하는 축구 경기를 제외하고는 이번 항저우 대회 기간 어떤 인터뷰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한국은 물론 다른 나라 취재진과도 말을 섞지 않았다. 박미성의 한마디라도 듣기 위해 공동취재구역을 찾은 중국 취재진 역시 헛걸음 하자 아쉬움을 토했다.

(항저우(중국)=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