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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00억에 팔린 롤렉스? 폴 뉴먼이 뒤흔든 세계 시장 [브랜더쿠]

입력 | 2023-09-27 10:00:00



‘브랜더쿠’는 한 가지 분야에 몰입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덕후’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자신이 가장 깊게 빠진 영역에서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내고, 커뮤니티를 형성해 자신과 비슷한 덕후들을 모으고, 돈 이상의 가치를 찾아 헤매는 이들의 이야기에 많은 관심 부탁합니다.
'롤렉스 폴 뉴먼 데이토나'

시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전설적인 이름이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손목시계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유명세에 비해 이 시계가 얼마나 가치 있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유명세 만큼이나 떠도는 뒷얘기도 많지만, 이를 떠나 투자 가치로서의 관점으로 이 시계를 소개하고자 한다.


폴 뉴먼이 직접 착용한 롤렉스 Ref.6239 데이토나_필자 제공


전 세계 시장이 발칵 뒤집어진 그날

2017년 12월. 필립스 뉴욕 경매에서 성경의 구약과 신약처럼 시계 시장의 역사가 돼버린 사건이 발생했다. 영화배우 폴 뉴먼이 실제 착용했던 1968년 롤렉스의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Rolex Cosmograph Daytona, Ref. 6239)가 한화 약 200억에 낙찰이 된 것.

경매 당시 사진_출처 : 뉴욕 타임즈



경매 낙찰 결과_출처 : 필립스 옥션


낙찰 이후 시계 시장은 급격히 요동친다. 1968~1980년 사이 소량 생산된 롤렉스의 Ref. 6239, 6241, 6263, 6264 등의 모델에 ‘폴 뉴먼 데이토나’라는 고유 명사가 붙으면서, 시장에서 매물이 사라졌다. 폴 뉴먼 데이토나가 아닌, 현행 데이토나 모델 역시 덩달아 가격이 폭등해 구매할 수가 없었다.


현재는 코로나19 이후 시장이 조금은 식어, 현행 모델은 세컨 마켓에서 구하기가 쉬운 상황이 됐다. 그러나 진정한 빈티지 폴 뉴먼 데이토나는 여전히 구하기가 어렵고 가격 또한 너무 많이 올랐다. 해외의 경우, 시계 브랜드에서 옥션 비딩에 참가해 시세를 더 끌어올리기도 한다. 시세를 공고히 하려는 목적이다.


도대체 얼마길래?
이쯤 되니 현재 가격이 궁금해진다. 2017년 12월 뉴욕 경매 전 가격이 1억 중반대였다면, 지금은 6억 대 이상이다. 심지어 JPS 에디션 등 특이하고 극 소수의 제품들은 10억이 넘는 금액에 거래되고 있다.



🕐JPS 에디션 구경하기

JPS 에디선_출처 : 롤렉스

'JPS'는 1970년~1980년대 영국 담배 회사 존 플레이어 앤 선즈가 후원했던 팀 로터스 포뮬러 1 자동차를 뜻하는 '존 플레이어 스페셜'의 약자이다. JPS 에디션은 2023년 상반기 소더비 경매에서 한화 약 33억 2천만 원에 낙찰됐다.

존 플에이어 스페셜 담배의 담뱃갑을 연상시키는 블랙 다이얼 컬러와 골드 케이스 컬러의 색상 조합으로 극 소량만 생산됐기에 컬렉터들 에게 1순위 수집 대상으로 여겨진다
필자는 시계 투자 상담 시 롤렉스 제품은 추천하지 않는다. 시장에 너무 많이 풀려있어 언제 가격이 폭락할 지 모르기 때문. 하지만 빈티지 폴 뉴먼 데이토나는 생산이 중단된 지 오래됐고 생산량도 적기 때문에 지금도 투자 가치가 늦지 않았다고 조언한다. 폴 뉴먼 데이토나는 시계 애호가들의 수집품이자, 증여와 상속을 목적으로 하는 금융 상품이다. 물론 구할 수 있다면 말이다.

필자가 소유한 폴 뉴먼 데이토나. 모두 구매 당시 금액보다 수억 원 상승했다_출처 : 필자 제공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구매를 하게 된다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감정, 즉 정품 여부에 대한 판단과 보증이다. 제작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빈티지 제품인 만큼, 과거에 수리를 받아 부품이 바뀐 경우가 종종 있다. 혹은 정품이긴 하나 연식에 맞지 않는 부품이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다.

최근엔 경매 회사가 브랜드와의 끈끈한 커넥팅으로, 차별화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경매 회사를 통해 스위스 시계 브랜드 본사에 정보를 의뢰하면, 각 부품의 시리얼 번호를 바탕으로 한 생산 정보와 정품 인증, 조립 연도 인증, 오리지널 부품 인증 등과 출고와 유통 기록, 심지어 구매자 정보까지 시계 한 점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런 자세한 정보를 예비 낙찰자에게 전달함으로써 투자 가치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더불어, 해당 시계를 구매할 경우 해외에서 거래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 이때 구매 시 세금이 부과되지 않지만, 국내로 반입할 때는 세관 신고를 해서 관부가세를 납부해야 한다. 시계 상태도 체크하고, 법과 규정을 지키면서 시계 투자에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 세계 시계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면 좋은 시계 투자 기회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김한뫼 MOI 워치 대표
정리=지희수 기자 heesu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