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청장 “군살 빼고 비효율 제거”
경찰청이 상대적으로 업무 강도가 높지 않은 내근직 등 3만4000여 명 중에서 매년 1%에 해당하는 344명을 현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치안 중심 조직개편 차원에서 앞으로 3년 동안 총 1000여 명의 현장 경찰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내근직 2900여 명을 줄여 기동순찰대 등에 배치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별개다.
26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행정안전부에서 각 부처를 상대로 도입한 ‘통합활용정원 제도’를 활용해 인력을 현장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흉악범죄가 이어지면서 국민의 불안이 높아진 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통합활용정원 제도는 역할이 줄어든 분야의 정원을 통합해 인력 충원이 시급한 곳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경찰에선 전체 정원 13만여 명 가운데 일선 경찰서 과장급 관리자와 현장 수사 인력, 지구대 및 파출소 인원을 제외한 3만4000여 명이 재배치 대상이 된다. 경찰은 이 중 344명을 3년간 줄여 치안 현장 관련 부서에 재배치하면 현장 인력 부족 문제가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어느 부서에서 어느 정도 인원을 줄일지는 행안부와 협의해 내년에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날(25일)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경찰의 인력 운영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간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에 대한 노력이 다소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경찰이 군살을 빼고 비효율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구대 파출소의 운영시스템의 근본적 전환 △부서 세분화에 따른 비효율 극복(부서 통폐합) △시도청 중심 경찰력 운영 등을 ‘비효율’을 극복하기 위한 과제로 꼽으며 추가 조치를 예고했다.
경찰청은 18일 발표한 조직개편 후속 작업에도 착수했다. 먼저 전국 시도경찰청에 소속돼 예방 순찰 활동 등을 맡는 ‘기동순찰대’의 근무 형태를 바꾸기로 했다. 기존에는 4일 단위로 이틀 연속 야간(오후 8시~다음 날 오전 8시) 근무를 하고 이틀 연속 휴무가 이어지는 형태였다. 경찰청은 이를 필요한 시간대에 인력을 집중 배치하는 탄력 근무 형태로 전환할 방침이다. 수요를 감안해 범죄 예방 활동을 맡은 근무조를 오전 7시~오후 7시 근무하게 하고, 범죄 직접 대응을 맡은 근무조는 오후 1~10시 근무하도록 하는 식이다.
경찰청은 또 기동순찰대가 출동해 검거한 피의자를 지구대나 파출소가 아닌 해당 관내 경찰서 수사부서에 직접 인계하며 지구대 및 파출소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