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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 오늘 판잔러와 자유형 200m 격돌…金 따고 자존심 지킨다

입력 | 2023-09-27 07:34:00


26일 오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400m 혼계영 결승전이 끝난 뒤 대한민국 황선우와 중국 판잔러가 서로의 머리 뒤에 브이(V)자를 그리는 장난을 치고 있다. 대한민국 남자 400m 혼계영 대표팀은 이날 2위를 차지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3.9.26/뉴스1 ⓒ News1

단체전인 계영 800m에서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황선우(20·강원특별자치도청)가 이제 개인전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그는 주 종목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자존심을 걸고 라이벌 판잔러(19·중국)와 일전을 벌인다.

황선우는 28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아쿠아틱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m 경기에 출전한다.

자유형 200m는 황선우의 이번 대회 마지막 개인전 출전 종목이다.

그는 앞서 지난 24일 펼쳐진 남자 자유형 100m에서 48초04를 기록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동메달만으로도 값진 성과였다.

황선우는 ‘마린보이’ 박태환에 이어 2번째 아시안게임 자유형 100m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박태환은 2006년 도하 대회 자유형 100m에서 은메달을 땄고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는 당당히 금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그렇지만 더 잘할 수 있었기 때문에 못내 아쉬움이 남는 결과이기도 했다. 황선우의 이 종목 개인 최고 기록인 47초56보다 0.48초나 느렸다.

25일 오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계영 800m 결승전이 끝난 뒤 대한민국 황선우가 중국의 판잔와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9.25/뉴스1 ⓒ News1

내심 우승까지 기대했지만 판잔러라는 벽은 생각보다 훨씬 높았다.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두 선수의 자유형 100m 기록 차는 0.34초였는데 자유형 100m 결선이 종료된 뒤에는 1초05로 벌어졌다. 46초97로 아시아인 최초로 46초 벽을 깬 판잔러는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가 세운 세계 기록(46초86)에도 0.11초 차로 따라잡았다.

황선우는 “아시안게임 첫 메달을 따서 기쁘지만 기록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며 “대단한 기록을 세운 판잔러를 따라가기 위해 더 열심히 해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황선우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그는 25일 남자 계영 800m에서 김우민, 양재훈(이상 강원특별자치도청), 이호준(대구광역시청)과 힘을 모아 7분01초73의 아시아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판잔러를 앞세운 중국도 7분03초40의 좋은 기록을 냈지만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드림팀’ 동료들과 사상 첫 아시안게임 수영 단체전 금메달의 신기원을 이룬 황선우는 강한 자신감을 얻었다. 스스로 강조하듯 제대로 기세도 탔다.

25일 오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계영 800m 결승전에서 대한민국 황선우가 금메달을 확정 지은 뒤 중계 카메라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9.25/뉴스1 ⓒ News1

황선우는 26일 남자 혼계영 400m 결선에도 출전해 은메달을 추가했다. 마지막 영자로 나선 황선우는 3위로 레이스를 펼쳤지만 대단한 스퍼트를 내며 일본을 추월했다. 남자 혼계영 400m에서 일본 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판잔러도 이 종목에 나서 중국의 아시아 기록(3분27초01) 수립에 일조했다. 단체전 특성상 황선우 혼자만의 힘으로 중국의 기록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지만 그는 판잔러에 밀리지 않은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이제 황선우는 자유형 200m에서 흐름을 이어가야한다. 이 종목은 황선우와 판잔러가 이번 대회에서 팀이 아닌 개인으로 맞대결을 펼치는 2번째이자 마지막 경기다.

이번에는 황선우의 우승 가능성이 조금 더 크다.

현재 자유형 200m 아시아 랭킹 1위는 황선우로, 그는 1분44초42의 개인 최고 기록을 갖고 있다. 이는 판잔러의 개인 최고 기록인 1분44초65보다 0.23초 빠르다.

황선우는 올해 자유형 200m 기록 페이스도 좋다. 6월 광주 전국수영선수권대회에서 1분44초61을 기록하더니 한 달 뒤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분44초42로 개인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이 종목 동메달을 획득했다.

반면 판잔러는 세계선수권 준결선에서 1분46초05에그 쳐 결선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황선우가 판잔러를 제치고 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 금메달을 딴다면 2006년 도하와 2010년 광저우에서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한 박태환 이후 최초의 일이다.

황선우는 더 큰 야망을 품고 있다. 자유형 200m 금메달은 물론 쑨양이 보유한 이 종목 아시아 기록(1분44초39)까지 깨겠다는 각오다.

그는 “자유형 100m에서는 내가 가진 모들 것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계영 800m와 혼계영 400m에서 좋은 성적을 냈고 구간 기록도 나쁘지 않다. 자유형 200m에서는 모든 걸 다 쏟아내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호준(대구광역시청)도 자유형 200m에 출전해 황선우와 동반 입상을 꿈꾼다.

아시안게임 경영 단일 종목에서 2명의 선수가 동반 메달을 딴 것은 2002년 부산 대회 남자 자유형 1500m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조성모와 한규철이 마지막이다.

이호준은 자유형 100m에서 48초68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고 계영 800m 우승을 합작하는 등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이호준은 “자유형 100m에서 좋은 기록을 냈는데 자유형 200m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 같다. 계영 800m 금메달도 딴 만큼 큰 부담도 없다. 편안한 마음으로 레이스를 펼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항저우(중국)=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