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허덕이다 보험금을 타낼 목적으로 모친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딸에게 징역 25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7일 존속살해,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38)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해 9월23일 인천 계양구의 빌라에서 60대 어머니 B씨에게 자동차 부동액이 섞인 음료수를 마시게 해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지난해 1월과 6월에도 유사 수법으로 B씨에게 부동액을 탄 음료수를 먹여 숨지게 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수사 결과 A씨는 대출금 채무를 새로운 대출금으로 변제하는 이른바 ‘돌려막기’를 하는 등 경제적인 사정이 좋지 못했고 다단계 온라인 마케팅 등으로 채무를 변제하려 했지만 오히려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 추심 업체의 독촉이 계속되자 몰래 B씨 명의로 대출을 받거나 B씨 금품을 훔쳐 채무변제에 사용하는 등 자신의 채무를 B씨에게 전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가 채무를 전가한 사실이 B씨에게 발각되고 다툼이 계속되면서 원망을 품게 된 것으로 판단했다. 또 B씨가 사망하면 B씨 보험금으로 채무도 변제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점도 살해동기로 봤다.
A씨는 범행 전 인터넷으로 ‘가족 사망 시 보험금’ 등을 검색하는가 하면 범행 직후 모친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달아나 B씨인 척 행세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례 기간에는 B씨가 가입한 보험의 종류와 보험금 수령 가능성 유무를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과 A씨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2심의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경제적 목적으로 살해한 것이 아니라는 A씨의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과 검사가 주장하는 양형 사유는 대부분 1심에서 고려됐다”며 “1심 선고 이후 새롭게 참작할 만한 사정 변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형을 확정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