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심장마비로 갑자기 쓰러진 50대 여성이 뇌사장기기증으로 6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인체조직기증으로 100여 명에게 희망을 전한 뒤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8월 22일 전남대학교병원에서 이은미 씨(57)가 뇌사장기기증으로 6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조직기증으로 백여 명의 아픈 이에게 새 삶의 희망을 전하고 하늘의 천사가 되었다”고 27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 8월 19일,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 다시 심장이 뛰게 되었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되었고, 뇌사장기기증으로 간장, 폐장, 신장(좌, 우), 안구(좌, 우)를 기증해 6명의 생명을 살렸다.
전남 완도에서 2남 4녀 중 셋째로 태어난 이 씨는 순수하고, 포용력이 있으며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는 것을 꺼리고, 어려운 사람을 먼저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 10년 전 마트에서 일을 시작했고, 힘든 일에도 언제나 웃으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좋은 친구도 얻었다며 항상 즐겁게 사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이 씨의 자녀와 가족들은 한순간에 엄마와 이별하고 달라진 일상에 가족들 모두 슬플 때가 많지만 때때로 기증받은 분들에 대해 상상해 본다고 말했다. 엄마에게 이식받은 분들이 이전보다 훨씬 더 행복하고 선한 삶을 살기를 바라고, 무엇보다 엄마의 행복도 바란다며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씨의 동생은 “중환자실 간호사로 일을 하면서 많은 죽음을 보았고, 기증의 중요성도 크게 느낀다. 최근 장기기증을 하고 떠난 분들을 언론보도로 봤는데, 언니도 그런 분들과 같이 선한 영향력을 남기고 떠나 가족들 모두 가슴이 아프지만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뇌사장기기증과 인체조직기증으로 아픈 이에게는 희망을,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는 생명을 주고 떠난 기증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는 뜻 있는 죽음에 사회의 큰 울림이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