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23.9.27/뉴스1
● 당혹 기류 대통령실, 추석 민심 파장 주시
국민의힘은 이 대표에게 대국민 사과와 당 대표 사퇴를 요구하며 맞불 전략에 나섰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의총 후 “범죄사실 소명 부분에 대한 이재명 대표의 사과와 당 대표 사퇴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기현 대표도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는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해 법원이 이미 인정한 사실이 있다는 점을 충분히 숙지해서 스스로 책임지고 대표에서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긴급의총 뒤 이날 오후 서울역에서 일정을 다시 잡아 추석 귀성 인사를 한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를 활용해 분위기 전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의원들이 연휴 동안 귀향해서 영장 기각으로 실망한 지지층을 잘 다독이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당 지도부는 추석 직후 민생정책 행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총선 관련 외부 인사 영입과 입당식을 앞당겨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에 겉으로는 거리를 두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당혹감이 감지된다. 야권의 대대적인 공세와 추석 민심에 미칠 영향 등 파장도 주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추석 민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도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과 관련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가운데 대통령실 일부 수석실에서는 행정관들에게도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과 관련해 언급하지 말라”며 입단속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을 계기로 영수회담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대통령실은 ‘피의자 신분과 일대일 회동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 민주당, 정부-검찰 규탄 장외투쟁 예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과 관련해 박수를 치고 있다. 2023.9.27/뉴스1
민주당은 이 대표 영장이 기각된 것을 발판 삼아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향한 공세에 총력을 쏟는 모습이다. 당장 이번 추석 밥상에 ‘검찰의 야당 탄압’ 이슈를 올린 뒤 연휴 직후 시작하는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대여 총공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장외에서 윤석열 정부와 검찰을 규탄하는 촛불문화제도 병행하기로 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조작 수사 실체가 드러났으므로 당 역량을 총결집해 규탄하기로 했다”며 “추석 연휴 뒤 검찰 독재를 규탄하는 촛불문화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검찰은) 부당한 수사에 대한 ‘조작 수사 특검’을 받으라”고 주장했다. 다만 특검이 당 차원에서 논의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용산역에서 귀성객들을 만나 명절 인사를 전했다. 용산역이 호남선 열차가 출발하는 기차역이라는 점에서 ‘방탄 우려’를 떨친 지도부가 호남 등 지지층 총결집에 시동을 건 것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